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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이슈체크] 디지털자산기본법, 투심 불 지필 수 있을까…청사진 미리보니

금융당국-여당-가상자산 업계 정책간담회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 위한 기본법 제정 속도
EU 가상법안 미카서 힌트 찾을 수도

국산 코인인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직겨타를 입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을 뛰어넘은 물가 상승세에 한층 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루나 상장폐지 사태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서 투심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루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불과 한 달 전 가상자산 사업의 제도권 편입을 공공연히 강조했던 새 정부인데, 이번 사태로 그 입장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루나 사태에 따른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루나 사태를 제대로 알려면 루나와 UST가 어떤식으로 연동되는지 이해해야 한다. 먼저 UST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때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을 말한다.

 

루나는 UST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인으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만든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인다. 테라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루나를 추가 발행해 테라를 매입하는 식이다.

 

루나 사태가 터진 시점은 지난달 7일이다. 그즈음 테라의 코인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이른바 ‘디페깅 현상’이 터지면서 루나의 발행히 급격하게 늘었는데, 그 결과 이날 UST와 루나 가격이 동반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닷새만인 12일 하루 만에 루나 가격이 97% 곤두박질쳤다.

 

피해는 엄청났다. 루나의 시가 총액은 지난 4월만 해도 52조원을 기록했지만, 한달여 만에 제로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최소 5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간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의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다는 점에서 다른 가상자산과 비교해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루나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무너졌다. 결국 코인 투자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투자자들의 ‘코인런’이 잇따랐고 실물경제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방향으로 사태를 핸들링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한 논의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업계에 강력한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넣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디지털자산 기본법 추진하되 ‘자율성’ 강조

 

여당인 국민의힘과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지난 13일 가상자산 투자자보호를 위한 두 번째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앞선 1차 간담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강조된 바 있다.

 

특히 이달 취임한 이복현 금감원장은 첫 공식 대외 행보로 가상자산 간담회를 선택하며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관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3년간 테라 등과 연계한 지급결제 서비스나 NFT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던 일부 업체들 대상 현장점검을 실시했으나 그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정부의 개입 근거가 없다는 문제에 부딪혔다. 루나 사태 관련 검사‧감독 권한이 없으므로 직접적인 조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루나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가 안심하고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기존 규제보다는 혁신에 방점을 둔, 자율성이 강조된 규제 확립을 통해 규제 일변도식 검사가 지양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금감원장은 이와 관련 “루나 사태에서 알 수 있듯 가상자산은 ‘초국경성(국경을 초월하는 성격)’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합리적인 규제 체계 마련도 중요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성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장 자율규제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위원회 측도 금감원과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국회 입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시장 자율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여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전 투자자 보호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면서, 업계에 강력한 투자자 보호책 마련을 당부했다.

 

 

◇ 디지털자산 기본법 미리보기 가능?…미카가 뭐길래

 

특히 금감원은 이날 디지털자산기본법 마련시 참고할 수 있는 내용으로 주요국 중 최초 발표된 EU의 가상자산법안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에 나온 가상자산 투자자보호 조치를 소개했는데, 향후 디지털가상자산 기본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MiCA에서는 투자자보호 관련 규제체계를 백서‧공시 규제, 고객 피해보상, 고객자산 보호조치로 구분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MiCA는 백서에서 발행인에 대한 설명과 가상자산에 부여된 권리 및 의무 등과 같은 필수 기재사항을 규정하고 가상자산의 공모 등과 관련된 판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판매 커뮤니케이션임을 명확하게 실별할 수 있어야 하며, 정보는 공정‧명확하고 오도하지 않아야 하고 백서의 정보와 일치해야 하며 백서가 공개됐음을 명시하고 행인의 웹사이트 주소를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발행인은 공개 전 20영업일까지 감독당국에 백서 등을 통지하고 공모 전에 웹사이트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고객 피해보상 측면에서는 발행인 또는 경영진이 백서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보유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고(손해배상책임),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은 보유자에게 준비자산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부여해야 하며(상환청구권), 발행인은 가상자산 구매자에게 매수약정일로부터 14일간 철회권을 부여해야 한다(철회권)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고객자산 보호조치 측면에선 가상자산업자는 파산 등의 위험으로부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서비스제공자 계정으로 고객의 가상자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국내 디지털가상자산기본법이 MiCA의 사례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 “우리나라 법안과 달리 MiCA는 백서 작성 등 세부적인 내용을 명시한 측면이 있다”며 “실효성 있고 현실적인 (디지털가상자산)기본법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 공동협의체 꾸리는 5대 거래소, 루나사태 재발 막는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해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가상자산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도 이와 관련된 지원 활동을 수행할 것을 약속했다.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국내 5개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가상자산 공동협의체’를 만들고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24시간 이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키로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는 “주요 디지털 자산 거래소 간 공동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며 “루나 사태로 거래소 간 공동 대응 강화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디지털가상자산기본법 제정 관련 지원과 투자자 보호 지원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협의체를 운영하겠다. 거래지원 부문에서 거래 지원 개시 및 종료에 관한 강화된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심사 감시 부문에서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 대한 공동 경보 기준을 마련하고 준법 부문에서 가상자산 기본법 제정 관련 지원과 투자자 보호 지원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거래소들이 발표한 자율 개선방안도 추후 디지털가상자산기본법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작년 하반기 기준 55조2000억원,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3000조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약 30%인 1525만명에 달한다.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당정이 제시한 규제 방향과 업계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바탕이 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투자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안전망이 되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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