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민경종 전문기자) 국내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업계 맞수 유니클로와 신성통상의 2023 회계연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모두 유니클로가 우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가 매출과 손익 증가율에서 ‘탑텐’브랜드를 보유한 신성통상을 압도한 것. 다만, 양사의 회계연도 결산 월이 약 2달의 시차(신성통상은 6월, 유니클로는 8월)가 있지만 1년을 결산하는 성적이어서 실적 비교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3 회계연도 실적에 대해 SPA업계에서는 유니클로의 경우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부품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확연히 나타나, 과거 시장을 호령했던 명성을 되찾는 전기를 마련했고,
신성통상 역시 영업호조세가 계속 이어지는 추세를 견지하며 라이벌 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향후 두 회사의 선의의 경쟁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 국내 SPA업계 외형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니클로와 토종 브랜드 탑텐을 판매중인 신성통상의 지난 2023 회계연도 회사 전체 영업실적은 어떠했을까?
2023 매출 증가율, 유니클로 30.9% vs 신성통상 5.1%’..유니클로 25.8%p 앞서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별도 재무제표기준 2023연도(2022.7월~2023.6월) 매출은 1조5384억 원으로 전년도 1조4639억 대비 5.1% 증가, 사상 최대 매출을 또 갱신했다.
반면에 유니클로의 2023연도(2022.9월~2023.8월) 매출은 약 9219억 원으로 전년도 7043억 대비 무려 2177억 원이 늘어 30.9%나 증가했다. 2019년 1조3781억 원을 찍은 후 2년 연속 하락세 마감 및 2년 연속 상승세로 반전한 점이 눈에 띈다.
이처럼 양사 매출액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유니클로는 판매 아이템이 SPA 단일브랜드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에 신성통상의 경우에는 SPA브랜드 ‘탑텐’외에도 신사복 브랜드인 지오지아, 올젠 등 총 6개 브랜드를 합산한 매출액이기 때문이다.
이를 SPA 브랜드로만 한정시켜보면 업계 추산 유니클로의 매출은 92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9% 증가한 반면에 신성통상의 탑텐은 약 9천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15%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양사의 SPA브랜드 매출 격차가 약 219억 원에 불과해 토종 브랜드 탑텐이 국내시장 부동의 1위를 견지해온 유니클로를 밀어내고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전사 매출액 증가율에서는 유니클로가 신성통상에 25.8%포인트라는 큰 차이로 앞서며 더 나은 성장세를 시현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유니클로가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외형과 손익이 급감했던 충격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완전히 반전한 모양새를 연출한 점이다.
영업이익 증가율, ‘유니클로 23.1% vs 신성통상 5.7%’..유니클로 17.4%p 우위
외형에 이어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도 유니클로의 선전이 빛을 발했다.
먼저 유니클로의 2023회계연도 영업이익은 1413억 원으로 직전년도 1148억 대비 약 265억 원이 늘어 23.1%나 급증한 반면, 신성통상은 1445억 원에서 1526억 원을 올려 5.7% 신장하는데 그쳐 증가율 기준 약 17.4%포인트 가량 뒤쳐져 이 부문에서도 유니클로에게 우위를 내줬다.
그럼에도 영업이익 절대수치는 아직도 신성통상에게 114억 원 가량이 적어 2019년 이전의 우위를 완벽히 재현하지는 못했는데, 향후 재역전 가능성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사실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유니클로가 압도적 우위를 점해왔었다. 2017년 1575억, 2018년 2096억, 2019년 1523억 가량 이익규모가 훨씬 더 많았다.
이대목에서 2024 회계연도 반기 실적은 신성통상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반기보고서를 통해 파악이 가능하나, 비상장사인 유니클로의 경우 반기자료 공시의무가 없는데다, 회사에 문의하고자 여기저기 연락을 시도해봤으나 연결이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지난 회계연도 국내 SPA업계 양대 산맥인 유니클로와 신성통상의 지난해 장사 성적표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모두 유니클로가 우위를 보이며 완승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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