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5G 경쟁이 프로야구와 만났다. 이통 3사가 그룹 차원에서 모두 프로야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야구 경기 중계를 통해 각사의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5G,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드론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야구팬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장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야구 마케팅을 통해 5G 기술을 친밀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KBO리그의 올해 관중 동원 목표는 878만명으로 매년 야구장 ‘직관족’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에게 홍보 효과는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관중만큼 중요한 시청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시간적 여유, 거리상 문제 등으로 직접 야구장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은 TV나 인터넷, 모바일 등 플랫폼을 통해 경기를 즐기고 있어 또다른 공략 대상이다.
이에 따라 이통 3사는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 진행을 보여주거나 상대 전적 비교, 하이라이트 영상 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야구 팬들에게 직관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야구 시즌이 개막하면 스마트폰 앱 등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소비자가 늘어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한다”며 “이 시기에 요금제 변경 문의도 쇄도하는데 그만큼 야구 시즌은 통신사에 있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기간”이라고 설명했다.
◇ “야구장에 나타난 비룡”…SKT, 개막전서 5G 퍼포먼스
SK텔레콤은 지난달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SK와이번스의 상징인 ‘비룡’을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구현해냈다. 관중들이 ‘5GX AR’ 앱을 통해 응원 버튼을 누르면 비룡은 이에 반응해 한껏 날아오르기도 했다.
AR 비룡 영상은 야구 중계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영됐고 관중은 물론 외신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자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옥수수(oksusu)’의 전용 메뉴를 통해 ‘5GX 프로야구’ 서비스도 선보였다. ▲5GX 와이드 뷰 ▲멀티 앵글 ▲멀티 뷰 ▲리플레이 기능 등을 통해 고객들이 경기장 구석구석을 놓치지 않게 한 것이 핵심이다.
집에서도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소셜 VR’ 서비스도 있다. 최대 8명의 참여자가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음성 대화를 주고받거나 제스처를 취하며 야구장의 응원문화를 체감할 수 있다.
특히 소셜 VR을 소개하는 광고에선 야구팬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응원가를 활용해 팬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야구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함과 동시에 5G 시대에 본격 개화할 AR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며 “연내 서비스 고도화를 완료하고 구체적인 활용 분야를 찾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수원KT위즈파크, ‘5G 스타디움’으로 탈바꿈
KT는 수원KT위즈파크에 ‘5G 스타디움’을 구축하고 프로야구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야구장에 7개의 초고화질(UHD)급 카메라를 장착해 경기장과 관중석 등 다양한 시점의 영상을 제공하는 ‘포지션 뷰’ 기술을 구현했다. 40개의 고화질(HD)급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중계 시 최대 270도 타임 슬라이스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매트릭스 뷰’도 제공한다.
또 3대의 투구 추적용 카메라로 구현한 피칭 분석 서비스를 통해 투구의 궤적, 구속, 회전 방향, 회전율, 투구 시간 등을 화면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모션 트래킹 서비스는 아시아 최초로 적용되는 필드 추적 시스템으로 4대의 필드 추적용 카메라를 활용해 야구공과 타자의 움직임을 그래픽으로 알기 쉽게 보여준다.
특히 KT는 5G 스타디움에 프로야구 라이브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기술 등 안전하고 생생한 관람을 위해 ICT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경기장에 8개의 미세먼지 측정기를 통해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의 공기질을 측정 후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인공 강우로 경기장의 미세먼지 수치를 떨어뜨리는 등 안전하고 편안한 관람을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5G 스타디움 구축을 통해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포츠와 혁신 기술이 만날 수 있도록 했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타 구장에서도 실감형 프로야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원조는 LG유플러스”…한층 진화된 U+ 프로야구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프로야구를 5G 시대 킬러콘텐츠로 점찍었다. 이미 지난해 3월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U+ 프로야구’ 서비스를 시작해 오픈 이틀 만에 이용자 10만명, 2018 시즌 누적 이용자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자사의 OTT 전용관을 통해 야구 중계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LG유플러스는 아예 전용 앱 U+ 프로야구를 통해 서비스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U+ 프로야구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내놨다. 60대의 고화질 영상 촬영 카메라를 추가로 동원해 ▲경기장 줌인 ▲홈 밀착영상 기능을 제공하고 지난해 호평을 얻었던 ‘득점 장면 다시보기’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또 득점 장면 외에도 출루, 홈런, 삼진 등 주요 장면을 화면 하단에 아이콘 형태로 제공해 한 번에 쉽게 찾을 수 있게 함은 물론 선택한 화면의 확대, 슬로모션 시청도 가능하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통신사 중 가장 이른 2017년부터 시작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며 “서비스를 5G 기술과 접목하려는 준비 역시 가장 먼저 한 만큼 LG유플러스 고객 전용 서비스로서 5G 가입자 확보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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