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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보험협회장, 관‧정피아 나눠먹기 '초읽기'(?)...전문성보다 로비능력 선호

손보협회장, 관출신 낙점…생보협회장도 관‧정출신 인사 각축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양대 보험협회의 신임 회장 선출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수면아래 가라앉아 있던 관‧정피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신임 회장으로 관료 출신인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내정한데 이어 생명보험협회 또한 정치인과 관료출신 인사들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회장의 ‘로비’ 능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다만 세월호 사태 이후 잦아들었던 관‧정출신 회장의 ‘싹슬이’가 현실화 된다면, 보험업권이 관료와 정부의 ‘보은 인사’를 위한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소비자단체의 비판의 목소리 역시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생명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첫 회의를 열어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추천 일정 등을 논의했다.

 

추천위는 오는 26일 2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후보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과거 추천위가 2∼3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를 단독 또는 복수 추천한 점에 비춰보면 이르면 이달 말께 단독 또는 복수 후보가 추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길 현 회장의 임기가 내달 3월까지인 상황에서 현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들은 모두 관료 또는 정치인 출신인 상황이다. 사실상 신용길 현 협회장과 같은 '업계 출신' 회장의 탄생은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

 

생보협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고위 관료 퇴직자 출신, 즉 '관피아' 협회장에 대한 비판이 컸던 2014년 이후로 민간 출신이 맡았다. 다만 생보업계의 반응과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신용길 현 협회장 선임 당시에도 고위 관료 출신인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영입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생보협회는 수근거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협회가 회장 인선 과정을 끌며 내심 ‘고위직’ 인사를 영입하고자 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임기가 남아있는 회원사 대표이사를 협회장에 선출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금융규제 자율화 바람을 타고 완화됐던 보험 규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강화’로 방향을 틀면서 가속화 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관 협조 능력 및 업계의 이익 대변이라는 협회의 성립 목적을 위해선 업계 출신의 전문성이 아닌, 강력한 ‘인맥’이 필요하다는 여론 또한 보험업계에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생보협회장 하마평에 관료나 정치인 출신 고위직 인사만 즐비한 것 역시 관피아 논란에 막혔던 2014년과 달리,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회원사들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예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다만 실제로 생보협회장에도 금융 관료 퇴직자가 차지한다면 관피아 또는 모피아(금융 관료 집단)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보협회장 후보로 꼽히는 인사들은 모두 관료이며 이외에도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3선을 지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정도에 머물러 있다.

 

누가 차기 협회장으로 내정되던지 생보협회는 다시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 협회장을 수장으로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 단체협회장을 놓고 관피아 독식 또는 관피아와 정피아 나눠 먹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소비자단체의 ‘금융 협회장 보은인사’ 비판은 비단 생보협회장 인선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였다.

 

이달 3일 손보협회장으로 내정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그 시발점이었다.

 

손보협회 회장추천위원회는 정 이사장의 공식 임기가 끝난 다음날인 이달 2일 3차 회의를 열어 정 이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하며 사실상 내정했다.

 

이 기간 후임 이사장을 물색하고 있지 않던 거래소가 정 내정자의 내정자 확정 다음날이 되서야 차기 이사장 모집공고를 내면서 의혹은 심화됐다.

 

사실상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무부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거친 ‘중량감’ 있는 정지원 내정자를 모시기 위해 손보협회와 거래소가 일정을 조율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

 

공교롭게도 손보협회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다시 고스란히 생보협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생보협회를 제외하더라도 금융협회, 유관기관장 후보에 재차 거론되고 있는 만큼 보험업계, 나아가 금융업권 전체가 정부 집권에 도움을 준 정치인이나 금융당국 퇴직자들을 위한 ‘재취업’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는데 역부족인 상황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보험협회는 보험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이며 협회의 수장인 회장에게 요구되는 제 1덕목은 금융당국과 정부에게 업계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이라며 “관피아 정피아라는 색안경을 내려놓고 보면 후보들은 업계가 요구하는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인사라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업무의 전문성이 아닌 인맥에 따른 로비능력만으로 금융단체장을 퇴직 관료와 정치인들이 나눠먹는 것은 인사참사”라며 “협회장 자리를 그들만의 돌려막기로 결정하는 것이 정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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