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목)

  • 구름많음동두천 6.0℃
  • 맑음강릉 10.7℃
  • 박무서울 7.5℃
  • 박무대전 6.7℃
  • 맑음대구 7.2℃
  • 연무울산 10.0℃
  • 박무광주 8.3℃
  • 맑음부산 12.0℃
  • 맑음고창 5.9℃
  • 구름조금제주 12.9℃
  • 구름조금강화 6.6℃
  • 구름많음보은 5.7℃
  • 맑음금산 5.5℃
  • 맑음강진군 7.3℃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11.0℃
기상청 제공

금융투자

[신탁돋보기] 세상에 홀로 남겨질 자녀 위한 선택 '미성년자 신탁'

미성년자 재산 지켜주는 '안전판'

국내 신탁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올해 수탁고만 100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도 일반 대중에게 신탁은 여전히 거리감 있는 자산관리 방법으로 받아들여진다. 수억원 또는 수백억원 이상의 융통 가능한 재산을 소유한 일부 자산가의 ‘전유물’ 같다. 하지만 신탁의 정확한 정의와 구성 방법, 목적을 이해하면 그간의 오해와 억측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는 물론 일반 대중, 나아가 저소득층에게도 ‘미래 먹거리’가 되어 줄 신탁의 제대로 된 이해를 돕고자 지난번 신탁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 제도 개선이 필요한 지점 진단을 진단했다. 이번에는 실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신탁업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2010년 금융권 최초로 ‘리빙트러스트’를 런칭한 뒤 ‘부동산 트러스트’, ‘치매안심신탁’, ‘성년후견지원신탁’ 등 다양한 생활형 신탁을 선보이고 있는 배정식 KEB하나은행 리빙스트러스트센터장이 그간 현장에서 겪은 일화들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사망자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는 오랜 시간 부모의 보호막 없이 세상에 남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갑작스러운 사고와 질병으로 부모를 잃은 미성년자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갖고 있을까.

 

배정식 KEB하나은행 리빙스트러스트센터장은 그 해답을 신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신탁은 계약 내용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면서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거나 또는 그 이상의 일정한 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수탁자인 금융기관에서 재산을 지켜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 “집 한 채는 딸에게”

 

신탁을 통해 어린 자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사례가 실제 있다.

 

40대인 A씨는 갑작스럽게 불치병 선고를 받고, 신탁 상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전처와 이혼하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6살난 딸을 키우고 있었다. 딸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가 가진 재산은 약간의 현금과 2억원이 조금 넘는 주택 한 채였다. 그는 남겨진 현금은 모두 부모님께 드려 딸을 양육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주택 한 채는 신탁계약을 통해 딸이 30세가 될 때까지 지키기로 했다.

 

그가 이런 내용을 계약조건으로 건 이유는 미혼인 남동생 때문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여러 차례 사업 실패를 겪은 작은 아들을 늘 염려해왔다. A씨는 혹여 자신이 사망한 뒤 부모님에게 남겨진 재산이 남동생에게 전부 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린 딸의 안정적인 주거를 지키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신탁 계약을 체결한 A씨는 집 한 채만은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팔리지 않은 상태로 온전히 지킬 수 있게 됐다.

 

◇ “암 발병 보험금을 아들에게”

 

암 발병 후 치료비 명복으로 받은 보험금을 꼭 어린 아들에게 주고 싶다는 경우도 있었다.

 

B씨는 암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이 일찍 사망할 상황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던 현금과 전세보증금, 보험금이 향후 어린 아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미리 묶어놓고 싶었다.

 

먼저 B씨는 현재 재혼해 가정을 꾸린 전남편이 아닌 자신의 언니를 어린 아들의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동시에 아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자신이 맡긴 재산이 아들의 교육비 등에 지출될 수 있도록 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향후 B씨가 맡긴 재산은 아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곳에 쓰이게 되고, 이후 남은 금액은 아들이 만 25세가 되면 지급될 예정이다.

 

◇ 부모에게 학대받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

 

A씨와 B씨 같은 사례와는 반대로 무책임한 부모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신탁이 활용된 경우도 있다.

 

배 센터장은 법률구조단 광주지부의 한 변호사로부터 학대 피해 아동 C양 대상 신탁을 의뢰받았던 사례를 소개했다.

 

의뢰 당시 만 14살이던 C양은 엄마의 구박과 엄마 남자친구의 성적 학대로 고통받고 있었다.

 

다행히 곧 엄마의 남자친구는 구속됐고, 엄마는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잠적했다.

 

그런데 구속됐던 엄마의 남자친구가 감형을 위해 피해보상금으로 법원에 3000만원을 공탁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자취를 감췄던 C양의 엄마가 친권자로서 공탁금을 자신이 갖겠다며 나타난 것.

 

결국 법원 결정으로 C양을 위한 공탁금은 친권자라 하더라도 찾지 못하도록 조치됐다.

 

다만 담당 변호사는 공탁금이 C양을 위해 쓰여지기 위해 제대로 관리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신탁의 도움을 받았다. 공탁금은 신탁 계약을 통해 C양이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운용되다가 성인이 되면 지급하게 됐다.

 

배 센터장은 “미성년 대상의 신탁은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계약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A씨와 B씨 나아가 C양의 사례에서 보듯 신탁은 스스로 재산을 통제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에게 재산을 지켜주는 안전판이 되어준다”라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아이 낳고 싶지 않은 여성이 대부분인 나라
(조세금융신문=이상현 편집국 부국장) 1년 가까이 저출생 문제를 장기 취재하면서 줄곧 든 생각이 한국의 미디어 환경이다. 방송카메라는 온종일 독신 유명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 연예인 가족의 일상을 샅샅이 훑는다. 시청자들은 간간이 미소 짓고, 자주 한숨 짓는다. 저소득 노동자들의 일상은 대략 비슷하다. 택배상자를 뜯어 찰나의 소소한 행복감에 젖고, 대기업의 반제품 요리재료꾸러미(meal kit) 포장을 뜯어 백종원의 지침대로 요리도 해먹는다. 다국적 미디어 플랫폼 N사의 영화를 보다가 잠든다. 침대에 누워 SNS를 뒤적일 시간도 사실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그저 그런, 그냥 일상의 연속이다. 바다가 보이는 별장에서 진짜 정성을 기울여 만든 요리를 함께 모여 먹는 장면을 보면서 컵라면을 먹는다. 1인당 입장료가 15만원인 호텔 수영장에서 아이와 신나게 물장난을 치는 장면을 보면서 한숨을 쉰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 값이 850만원짜리라는 걸 결혼한 친구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한숨은 잠시 분노 섞인 탄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TV나 유투브를 보는 동안 내 인생과 연예인의 인생은 그럭저럭 공존한다. 폼나는 부분은 연예인 인생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궁색하고 구질
[인터뷰] 인성회계법인 이종헌 회계사 “세무회계 전문가, AI활용으로 더욱 고도화된 역할 감당해야”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지난 8월 26일 홀리데이인 인천송도 호텔에서는 ‘2024 인천지방세무사회 회직자 워크숍’이 열렸다. 상생과 화합을 다짐하는 이 자리에서는 ‘회직자가 알아야 할 회무 관련 규정’, ‘온라인 전자투표’ ‘GPT를 활용한 전문직의 미래’ 등의 다양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이날 취재를 하면서 생성형 AI를 대표하는 ChatGPT 등을 세무회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고, 또 앞으로 어떤 또 다른 미래가 다가올까에 관심이 더해졌다. 이날 ‘GPT를 활용한 전문직의 미래’ 강의는 인성회계법인 이종헌 회계사가 맡았다.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AskUp(아숙업)이다. 카카오톡 채널인 아숙업을 통해 ChatGPT 무료 버전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필자도 바로 채널을 추가해서 활용해 봤다. 변화하는 세상이 한 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이종헌 회계사를 만나 워크숍 참석한 세무사들의 반응과 함께 세무회계 전문가들이 앞으로 어떻게 AI를 대비하는 게 좋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강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많은 세무사가 AI, 특히 GPT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셨어요. 질의응답 시간에는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