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국세청, 사익추구 일삼는 사주일가 편법 증여 전방위적 검증 나서다
상생과 포용으로 세무조사를 감싼다. 그 온기가 경제 전반에 퍼져나가서 경제를 회복시키는 윤활유 역할로 반전시킨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청사진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가 미래 경제, 사회의 불확실성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주일가 편법 증여, 재산형성 과정 등 관련 기업과의 거래내역까지도 샅샅이 뒤져 전방위적 검증에 나선다. 고의적 조세 포탈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을 서슴지 않겠다는 게 국세청의 칼날 같은 세무조사 향후대책이다.
밥 먹듯 자행하고 있는 불공정·반사회적 탈세행위자
공정성 해치는 호화·사치 생활자 검증 망에 딱 걸려
코로나 위기상황을 교묘히 편승하여 불법,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는 민생침해 탈세자들이 사익만을 추구해서 서민과 영세사업자들에게 커다란 상실감을 주고 있다는 게 국세청의 분석이다.
이들은 호화 요트, 슈퍼 카, 명품 등을 법인 명의로 사들여 호화, 사치생활을 누리고 있는가 하면 탈루한 소득을 가족들에게 편법 증여하는 등 반사회적 탈세행위를 밥 먹듯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국세청 검증망에 딱 걸려들고 말았다.
공정성을 해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변칙 증여혐의자들이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 착수 대상자들이다. 이른바 연소자가 그 혐의 대상자가 돼 세무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들은 부모의 조력을 받아 고가 재산을 편법으로 취득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 경제활동 기반까지 변칙지원 받은 혐의자로 변신했다.
또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허위 차입계약을 체결하여 증여를 은닉하거나, 고액 채무를 부모가 대신하여 변제한 혐의도 받았다. 또한 주식 명의신탁을 통한 경영권 승계를 받았는가 하면 변칙 자본거래를 이용, 편법 증여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현금 증여 받고도 소득신고를 누락 시키는 등 명품사재기 등 호화사치생활을 일삼아 온 혐의가 있는 이른바 프리랜서도 조사대상으로 올라있다. 특히 국세청은 자력 없는 연소자의 재산취득에 대해서는 검증범위를 확대해 왔다.
대응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왔으나 자산시장 과열에 따른 ‘부동산 영끌’, ‘주식열풍’ 등 재테크 관심고조로 부동산, 주식 등 재산 취득 행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만 갔다. 고가 상가빌딩을 소유하는 등 많은 재산을 자력 없는 연소자가 축적한 이면에는 ‘부모뒷배’를 이용해서 부(富)를 이룬 사례가 숨겨져 있다.
자력 없는 연소자 재산취득 검증 범위 확대
탈세 혐의자 추출 시스템 풀가동 세무조사 착수
숨긴 소득이라서 신고 누락은 불을 보듯 뻔했다. 증여세 신고 누락 등 변칙적 탈루행위는 곧 사회통합 저해로 말할 것도 없다. 공정사회 흐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자력 없는 연소자가 고가 재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바로 자금출처조사에 들어간다. 국세청은 구축된 검증시스템을 지체 없이 풀가동, 탈세 혐의자를 추출하여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된 대상자가 446명에 이른다고 밝힌바 있다.
몇몇 주요 조사대상자 선정현황과 사례를 살펴본다. 프랜차이즈업의 실제 사업주인 아버지는 고액체납자인데, 체납징수를 회피하기 위해 연소자인 자녀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사업소득을 상가건물과 토지 취득 자금으로 편법 증여한 혐의를 받았다. 그 업체는 가맹비 및 매출을 신고 누락한 혐의로 자금출처 조사를 받게 됐고 관련 사업체 동시조사도 받게 된 케이스다.
자력이 없는 연소자가 고가주택이나 상가빌딩 등을 소유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모의 매출을 누락하거나 소득을 은닉한 재산을 취득자금으로 편법 증여한 사례가 분명하다. 자금출처조사는 물론 부친의 사업장 및 어머니 형을 관련인으로 선정하여 관련 사업체 동시조사인 법인통합조사를 받게 됐다.
부모로부터 증여 받은 취득자금 차입금처럼 속여
허위계약 체결 만기시점에 채무 미상환 증여 은닉
편법 증여 혐의가 있는 연소자는 또 있다. 재산 취득자금을 부모로부터 증여받았음에도 차입한 것처럼 신고, 허위계약을 체결하여 만기시점에 채무를 미상환하는 방식으로 증여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례도 있다. 부모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고액의 자금을 차입한 후 부모가 대신 변제하는 방식으로 변칙 증여 받은 연소자가 자그마치 72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편법 증여로 호화사치생활을 누리고 있는 연소자자녀의 혐의가 확인된 사례를 더 파고들어가 보면, 소득 등이 전혀 없음에도 신도시 소재 고가 상가빌딩이나 아파트를 취득한 경우를 빼놓을 수 없겠다.
대도시 중심권 상가건물을 취득, 병원을 개업한 연소자에 대한 자금출처조사가 이루어졌다. 부동산 임대업자인 부친으로부터 상가건물 취득자금과 병원 창업자금을 편법 증여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세무조사 대상이 됨은 당연하다. 또 부친의 부동산을 담보로 고액의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본인 사업자금을 차입하여 사용해왔다.
수년간의 대출이자 및 대출 원금을 부친이 대신 상환하는 등 편법 증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비상장 기업의 주식 변동내역을 정밀 분석해보니, 공개되지 않은 기업 정보를 이용하여 연소자 자녀에게 저가로 주식을 이전하는 등 변칙탈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포착됐다.
연소자 자녀가 실제 증여 받은 명의신탁 주식
형식상으로 양수하는 방식으로 가장, 증여세 탈루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첫째, 부모가 제3자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을 연소자 자녀가 실제 증여받았음에도 형식상으로 양수하는 방식으로 가장하여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았고 둘째, 자력 없이 주식펀드 등을 취득한 경우 또는 스스로 취득행위 등을 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연소자 등 주식을 증여받은 후 5년 이내 재산가치가 상승한 사례도 있다.
셋째, 유상 증자 시 부모가 인수 포기한 주식을 재배정 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변칙 분여 받은 혐의가 있는 사례도 있었고 넷째, 변칙적인 자본거래를 이용하여 부모로부터 주식 등을 편법 이전받은 연소자 주주 등 197명을 국세청은 조사대상으로 확정했다.
이밖에도 법인 임원인 아버지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미성년 자녀에게 부당한 투자이익을 증여할 목적으로 고액의 펀드 출자금을 증여한 혐의도 포착했다. 또 사주인 아버지가 자녀와 함께 지배하고 있는 발행법인의 유상 증자를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실시하면서, 인수 포기한 본인 지분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재배정하여 초과인수한 지분에 상당하는 증여이익을 분여한 혐의를 받은 사례다.
시대 흐름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개인 인터넷 방송이다. 과세당국에서도 이들 방송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고 명품 사재기 등 호화 사치 생활을 영위한 연소자 사업가를 면밀 분석해 왔다. 그 결과 소득을 신고 누락하거나 가공경비 등을 통해 실제 소득을 감춰온 혐의자(22명)를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혐의가 확인된 경우에는 자금 흐름의 전 과정을 확인하여 차명계좌, 불법자금 은닉 여부까지 정밀 검증하게 된다. 특히 본인 소유 매니지먼트 법인으로부터 가공 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형태로 사업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확인되면 자금출처조사는 물론 관련 사업체 동시조사도 받게 된다.
실제 연소자A는 개인방송 및 화보발행으로 발생하는 수입금액이 연간 수억원에 달하고 있고 개인 후원계좌를 통해 고액의 금전을 증여받은 혐의가 있고, 본인 소유 매니지먼트 법인으로부터 매년 수억원의 가공 세금계산서를 수취하는 형태로 사업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확인됐다.
A연소자는 개인통합조사 및 자금출처조사 등 동시조사를 피할 길이 없게 됐다. 과세당국은 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한 사람의 연령, 소득 등 재산 상태를 포괄적으로 검토하여 그 재산을 스스로 일구어냈다고 보기 힘든 경우 일단 누구로부터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 다음에 증여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재산취득자에게 자금출처소명자료를 요구하게 된다. 이때 자금출처 입증이 안 되면 자금출처조사를 하여 증여세를 과세하게 된다. 때문에 자금출처조사는 누구나 무작위로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수입이나 자기재산을 처분하여 구입한 자료가 증명되면 조사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자금출처조사는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이에 필요한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확인하는 조사다. 조사 결과 타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 확인되면 합당한 증여세를 물게 된다. 때문에 자력 없는 미성년자가 집을 사면 당연히 집을 산 자금에 대한 출처 조사가 뒤따른다. 성년이라도 직업 또는 연령 등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게 큰 집을 살 경우도 자금출처조사가 실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김대지 국세청장도 사회통합과 공정사회 흐름에 역행하는 변칙적 탈루행위 차단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세무조사 착수배경을 밝혔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상속증여세가 16조 이상 걷힐 것으로 내다보았다. 특히 “증여 건수와 액수가 재정당국의 예측범위를 크게 뛰어넘고 있다”고 전제하고 “증여세가 많이 걷히는 것은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올해 상속세와 증여세 예산액으로 각각 5조 6368억, 6조 2930억원을 전망했는데, 이 추세로 세수가 걷힐 경우 4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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