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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비록 ㊾]'격변 국세청' 60년 굴곡을 보듬다<3>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납세자는 보호대상이 아니라 주인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민주화 요구가 확산되고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차차 달라지고 있는 참이다. 1980년대 말경 관(官) 주도행정을 벗어 버리고 국민의 관점에서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위기가 점차 싹터왔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포인트로 한 ‘6·29 선언’이 전격 발표된다. 이로서 정치·경제·사회 등 각계각층 모든 분야에서 민주화를 앞당기자는 염원이 한껏 고조되었다.

 

국세청도 예외는 아니었다. 곧 바로 국세행정 기본방향이 ‘공정, 신뢰, 자율세정’으로 바뀌었다. 민주화 물결 속에 타율보다는 자율이 더 높은 가치로 인식됐고 국세행정도 당시의 시류를 외면하지 않고 시대 흐름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어 나갔다.

 

세무서장도 월 1회 이상 민원실 근무 국세청장 특명

일선세무서 민원실 확대, 각 과마다 민원창구도 개설

 

성용욱 제6대 국세청장(1987.5.27.~1988.3.4. 재임)은 “국민을 괴롭히는 국세청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을 돕고 보호하는 국세청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천명했고, 대국민 봉사 자세의 일대 전환을 실행했다. 일선 세무서 민원실을 확대, 각 과마다 민원창구를 개설했다. 특기할 사항은 세무서장도 월 1회 이상 민원실 근무를 하도록 국세청장의 특별지시가 떨어질 만큼, 당시의 국세행정에 대한 납세자들의 터부가 얼마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민원봉사실의 장점이다. 납세자의 민원을 각 과와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상담직원이 현장에서 즉시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특히 억울한 세금을 탕감해줄 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되었고,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구제할 방법이 없는 억울한 사정까지도 해결모색에 함께 했다.

 

여세를 몰아 국세청은 1988년 1월에 대민봉사기획단을 발족하고 영세납세자 보호 등 서기관급 부서로 독립시켜 운영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당시로서는 가히 획기적인 시스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1995년 11월 19일 세계화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에서 ‘조세행정 개선방안’이 채택됨에 따라 국세청은 새로운 조세행정의 변모를 요구받게 된다. 세정 각 분야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게 되었고 정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팀’제를 도입, 기능별로 조직을 운영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무조사 관행에도 변화를 주게 됐다. 일반조사 때 납세자에게 조사장소 선택권을 주게 하는 세무조사운영규칙을 개정, 제도개선에 앞장섰다.

 

임채주 제10대 국세청장(1995.12.21.~1998.3.8. 재임)은 납세자 위주의 세무행정과 공평과세의 실현을 기본원칙으로, 편안한 세무서를 제창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시대적 조류에 따라 1996년 2월경 국세행정 실명제를 시행했는데, 임 청장의 첫 세정 작품이 된 셈이다.

 

또 1996년 4월 과세전적부심사제를 도입·시행했다. 과세관청이 세무조사 후 세금을 결정·고지하기 전에 납세자에게 그 내용을 미리 통보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결정 전 통지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에게 과세의 적정성여부를 가려 달라고 요청하게 해서 과세가 취소되는 등 납세자 권익보호를 강화해 나갔다.

 

IMF 외환위기의 격랑 속에 경제회복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기였다. 국세행정의 개혁을 천명한 이건춘 제11대 국세청장(1998.3.9.~1999.5.23. 재임)은 국세행정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세무공무원 비리나 공평과세 미흡에 따른 납세자의 불신 극복이 최우선이었다. 이를테면 국민과 함께 하는 국세행정 기틀 마련에 방점을 찍은 것이나 진배없다고 본다.

 

납세자 권리헌장을 내실 있게 시행하기 위한 방안이 납세자가 권리행사에 필요한 과세정보를 요구했을 때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또 세무조사 사전통지와 연기신청제, 세무대리인의 세무조사 전 과정 참여 등 세무조사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1998년 4월부터 행정과오책임제를 시행하게 된다. 과다부과행위를 과소부과 경우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일환책이다. 납세자의 고충과 궁금증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1998년 5월 15일부터 매월 15일을 ‘세금문제 해결의 날’로 제정도 했다.

 

특히 집단민원 등은 세무서장이 직접 납세자의 고충을 끝까지 해결하려는 의지를 다져나감으로써 새로운 세무행정서비스 모델을 창출해나갔다.

 

“백번의 친절보다 한 번의 억울한 세금이 국세행정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며 부실과세추방의지를 천명한 이주성 제15대 국세청장(2005.3.24.~2006.6.29. 재임)은 부실과세를 판단하기 위한 사후적 장치로 설치한 과세품질혁신위원회를 통해서 부실과세의 책임소재를 명백히 가려내 해당 직원의 귀책 정도에 따라 징계, 인사조치 등 엄중 문책을 빼놓지 않았다.

 

조사사무 및 범칙사무규정 120개 조문으로 통합

2006년 3월 조사사무처리규정 최초로 외부 공개

 

또 세무조사요원들을 통제하기 위하여 국세청 내부규정으로만 운영돼 왔던 ‘조사사무처리규정을 2006년 3월 최초로 외부에 공개했다. 조사사무처리 규정은 부실과세 방지 등 과세품질 혁신, 납세자 보호기능 강화 등 세정혁신 내용을 반영해 기존 조사 사무처리규정과 조세범칙사무처리규정을 총 120개 조문으로 통합 재정비도 했다.

 

 

 

1999년 9월 기능별 조직개편을 통해서 납세자의 고충 및 애로사항을 상시적으로 상담하고 해결할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전국 99개 세무서에 최초로 신설했다. 2003년 7월에는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직위를 사무관 과장으로 직위를 승격시켰고 2005년 9월에는 지방청에 납세자보호관을 설치했으며 본청에도 2009년 9월 국장급 직위로 납세자보호관을 신설했다.

 

납세자 권익보호 독립적 지위보장 직무권한 법제화

세무조사에 대한 ‘준법감독관’ 역할 톡톡히 수행

 

2010년 1월 1일부터는 국세기본법에 납세자보호관과 납세자보호담당관의 독립성 보장, 자격·직무·권한 등을 법제화함으로써 독립성이 한층 강화됐다. 2015년에는 강남세무서에 세무서 최초로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종로서와 인천세무서에 납세자보호실장을 외부인사로 임명했으며, 중부서, 도봉서, 분당서, 수영세무서에도 추가 임명했다.

 

이들은 납세자 권익보호에 독립적인 지위를 보장받게 되었고, 세무조사에 대한 ‘준법감독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게 됐다. 2000년 11월 납세자보호사무처리규정을 제정, 고충민원업무의 처리와 절차를 구체화해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2008년 5월 1일 지방국세청과 세무서에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최초로 설치한 국세청은 드디어 2018년 4월 1일 본청에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게 된다. 이의 설치는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과세형평 제고 및 납세자 친화적 세무행정 구축’의 일환이다. 납세자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8(납세자보호위원회)명문규정을 법제화하기에 이른다.

 

제1기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2020년 3월 31일자로 2년의 임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2020년 4월 1일~2022년 3월 31일까지 2년간 제2기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 임기가 새로 시작됐다. 지난 4월 1일부터 ▲본청 ▲7개 지방국세청 ▲128개 전국 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회가 풀가동 중이다.

 

세무조사 권리보호요청 건 중 이의제기한 172건 재심의

65건 시정 38% 시정률 보여 ‘납세자 권익 지킴이 역할

 

제1기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임기 기간 동안 44차례나 관련회의를 열고 세무조사 분야 권리보호요청에 대한 재심의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위원장의 ‘안건 상정 권한’(국세기본법 제81조의18 제3항 제2호 <2020.1.1.시행>)등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지방청·세무서 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한 세무조사 관련 권리보호요청 중 납세자가 이의를 제기한 172건을 재심의 했는데, 이 중 65건을 시정함으로써 37.8%의 시정률을 보여 납세자의 권익 지킴이 역할 수행에 만전을 기했다.

 

 

또 사실상 세무조사에 준하는 ‘신고내용 확인’을 실시한 후 세무조사 대상자로 다시 선정하거나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 없이 실시한 중복조사 등 위법·부당한 세무조사 26건을 중지시키기도 했다.

 

또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세무조사 현장에 입회하여 조사팀의 적법절차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는 세무조사 입회 신청요건 중 세무대리인 미선임 요건을 제외하여 지원 대상을 확대, 영세자영업자의 권리보호를 강화했다.

 

세정 전반에 걸친 견제와 균형의 원리와 절차적 통제를 뿌리 내려 납세자의 권익이 더욱 존중받을 수 있게 적극 활동 중인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의 심의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중복 조사 심의사례다. A지방국세청은 00년 1차 세무조사 시 주식명의신탁 증여의제 혐의를 조사하여 무혐의로 종결하였고, ××년 2차 세무조사 시 주주 간 양도거래의 실지거래 여부를 조사하여 무혐의로 종결하였다.

 

이후 A지방국세청은 외부기관으로부터 불공정거래 조사자료를 통보받았고 해당 통보자료를 토대로 주식명의신탁 증여의제 혐의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00년 0월 비정기조사를 착수했다.

 

이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서 지방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외부기관의 불공정거래 조사자료에 따라 통보된 자료에 근거한 세무조사는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이므로 중복조사 예외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편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외부기관의 통보자료에 있는 주식명의신탁 및 대여혐의는 1·2차 세무조사에서 이미 확인한 내용으로 볼 수 있어, 조세탈루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새롭게 발견된 경우로 볼 수 없으므로 중복조사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다음은 세무조사 기간이 최소한이 되도록 금융거래 현장 확인이 필요한 대상 인원, 범위 등을 고려하여 당초 전부 승인된 연장 기간을 축소 승인한 심의 사례다.

 

A세무서는 갑 법인을 통합조사 대상자로 선정하고 간편조사 방법으로 세무조사를 착수하였으나, 가공인건비 계상 등 조세탈루 혐의가 발견되어 일반조사로 전환했다. A세무서는 00일을 조사한 후 금융거래 현장확인을 통한 외주가공비 및 인건비 가공계상 혐의 확인을 위해 추가적인 조사기간이 필요하여 세무조사 기간연장을 신청했다.

 

이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 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조사부서의 세무조사 기간연장 사유를 인정하여 조사기간 연장신청을 전부 승인하였고,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도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하여 조사할 필요성은 인정되나 심의일까지의 조사 진행상황, 금융거래 현장 확인이 필요한 인원, 범위를 고려해 최소한의 기간을 정한 결과, 조사부서에서 신청한 연장 기간 중 △일을 축소 승인하는 판단을 내렸다.

 

[프로필] 김종규 조세금융신문 논설고문 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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