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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비록 ㊽]'격변 국세청' 60년 굴곡을 보듬다<2>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국세청, 망국적 부동산 투기 불패신화에 종언을 고하다

 

원래 부동산은 토지와 가옥을 뜻한다. 예로부터 토지와 가옥으로 불려 왔다는 얘기다. 안타깝지만, 일제통감부는 조선으로 하여금 1906년(광무 10년) 7월 부동산조사회를 설치하게 하였고, 1912년 3월에는 조선부동산증명령의 법률을 공포하기에 이른다. 부동산이라는 용어가 공식 사용되기 시작한 연대는 1900년대 초라고 볼 수 있는 기록들이다.

 

부동산 활동이 대물 성격을 띠게 됨에 따라 가옥으로 쓰이는데 한정되게 된다. 그럼에도 현대사회에서는 가옥이라는 말보다 주택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고 있다. 본디 부동산은 부의 척도로 쓰여 왔다.

 

소유의 개념이 더 강하게 작용해 왔다는 사실은 원초적 개념에서 찾아보아도 쉽게 인지된다.

언제부터인가, 보유의 개념으로 그 가치가 확장된 지금이다. 세법에서도 양·수도에 따른 양도소득 관련 세금보다 보유세 일종인 종합부동산 제세 관련 세율이 더 높게 책정되어진 이유라 하겠다. 국세청은 1980년대 초 지하경제 척결에 세무행정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려 집중시켜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가 점차 커졌고 건전한 경제발전을 저해해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 국세청은 사회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그 세력이 노골화됨에 따라 부동산투기자 등 호화생활자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에 나서게 된다.

 

안무혁 제5대 국세청장(1982년 5월 21일~1987년 5월 26일) 재임 때다. 당시 사회 경제적으로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명성사건, 영동개발사건 등이 파헤쳐져서 커다란 경종을 울린 적도 있다.

 

1983년 과열 부동산 투기 바람 뿌리 뽑기 조사 강화

대규모 부동산 취득자 투기꾼 농간에 악성투기 성행

 

그런데도 일부지역에서는 과열 부동산투기 바람이 일고 있었다. 이를 뿌리 뽑기 위해서 1983년 상반기부터 강력한 투기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3차에 걸친 특정지역 지정고시와 함께 악덕 부동산 중개업자, 아파트당첨권 전매자, 대규모 부동산 취득자 등을 대상으로 투기관련 세무조사를 국세청은 착수하게 된다.

 

부동산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조치로 특정 개발계획과 관련돼 지가가 급격히 상승한 지역, 고액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유명 아파트 지역, 그리고 투기꾼들의 농간에 의한 악성투기 성행지역을 기준으로 특정지역 고시를 했다.

 

1차로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개포동, 강동구 둔촌동·가락동·잠실동,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과 과천면 중앙동, 충청남도 대전시 봉명동,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등 전국 34개동과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개포동 등 2개 아파트지역을 특정지역으로 고시했다.

 

0순위통장 전매자에 대한 추적조사는 전매자로 밝혀진 경우 양도차액의 50%를 세금으로 부과했고 전매된 통장은 분양신청 할 수 없도록 당시 주택은행과 건설부 등과도 협조하여 추진업무 차질에 대비했다. 아파트 투기 전매자 1549명과 0순위통장 전매자 417명 등 투기 관련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행했다.

 

1988년 부동산투기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승을 부렸다. 서영택 제7대 국세청장(1988년 3월 5일~1991년 12월 20일 역임) 부임과 때를 같이하여 부동산투기 관리 업무를 제1의 과제로 삼았다. 부동산투기를 억제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쏟아 부었다.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도 중점추진 과제 제1순위가 부동산 투기억제 부문이었을 만큼 관심사였다.

 

드디어 국세청은 1988년 4월 전문투기꾼 39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탈루세금을 추징하는 강경세무대응책을 집행했다.

 

부동산 투기 광풍 더 번져 전매차익 과세

아파트 당첨권 프리미엄의 기준시가도 고시

 

또 당첨권 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던 서울·부산·대구·인천 등의 인기 아파트에 대해서는 분양 즉시 아파트 당첨권 프리미엄의 기준시가를 고시, 전매차익을 세금으로 흡수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가히 부동산투기 광풍이 끈질기게 창궐(猖獗)한 탓에 마침내 정부는 부동산투기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된다.

 

국세청은 정부의 부동산투기 종합대책 후속조치로 같은 해 8월 17일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 종합세무대책을 세웠다. 6개 지방국세청에 70명으로 구성된 17개 부동산 특별조사반을 임시기구로 설치, 부동산 투기혐의자에 대한 일제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그러나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등으로 진정된 듯한 투기열풍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되살아났다. 이에 국세청은 1989년에 부동산 특별조사반을 확충하고 ▲부동산투기 고발센터 설치 ▲부동산투기조사 강화 ▲부동산 특정지역 확대 등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끝내는 1990년 2월 국세청 직제를 개정하고 부동산대처기구를 신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분양현장 입회조사 등을 지속 실행했다.

 

 

즉, 본청과 서울국세청에 재산세국을, 5개 지방국세청에 재산세과를 각각 신설하고 부동산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전국 일제조사를 비롯 24회에 걸쳐 2만 912명을 일제조사하고 1만 1384명에 대해서는 수시조사를 실시해서 양도소득세 등 약 1조 5000억원을 추징했다.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국토이용관리법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4779명을 적발, 1566여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강경책을 썼다.

 

토지소유자·학계·재계 등 거센 반대에 부딪혀

부정적 정서와 강력한 입법의지 반대논리 압도

 

전국토의 도시화, 산업화가 지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토지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지가 상승이익을 노린 투기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로 인해서 주택이나 산업용지의 확보가 어렵게 되었으며 계층 간 위화감 조성으로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실질적 불로소득이 발생하였음에도 양도하지 않는 경우 발생된 불로소득을 조세로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장치가 없었다. 실현된 개발이익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양도소득세의 한계 때문이다. 정부는 1990년 토지초과이득세를 도입한다.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이기에 토지소유자는 물론 학계·재계 등에서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부정적 정서와 정부의 강력한 입법의지가 반대논리를 압도했다. 국세청의 대응도 강경했다.

 

1991년 7월 토지초과이득세 부과 예정통지일 10여일을 앞두고, 서영택 당시 제7대 국세청장은 “토지초과이득세를 완화하거나 보완할 계획이 없다”고 전격 발표했다. 서 청장은 이 날 그간 반대가 가장 심했던 경기도 영종도와 대구 수성지구 등 집단민원 발생지역에 대한 구제책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격 발표가 나가자 납세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수송동 국세청 앞에서 시위도 했고 전국 세무서에서는 납세자와 직원 간의 마찰이 비일비재했다.

 

국세청은 납세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31개 항목을 선정하여 ‘항목별 시리즈 홍보자료’를 대중매체를 통해서 홍보를 지속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첫 과세 해인 1991년 예정과세에서 2만 3381명의 납세자에 대해 4629억원을 과세했다. 흔들리지 않았던 국세청의 행정방향이 일관성 있게 집행된 결과라고 평가된다.

 

부동산 과다 보유한 특수계층의 거센 공격받기도
종합소득세법 도입 시행 내부에서도 회의적 반응

 

국세청은 2006년 종합부동산세 등 참여정부의 정책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 그러나 새로운 세법인 종합부동산세법 시행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정국은 여소야대 상황에다가 대통령 지지도가 바닥이어서, 새 세법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부동산 과다보유 특수계층의 거센 공격 등에 시달렸다. 심지어 국세청 내부에서 조차 성공여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할 정도였으니 집요한 반대에 시달려온 수준이 얼마인지 알만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던 부동산 불패신화에 종언을 고하는 접점을 만들어 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아파트 가격은 무조건 오른다’는 맹종에 찬물을 끼얹듯 국세청의 흔들리지 않는 당당함에 망국적투기 토지수요가 잠잠해졌다. 맞춤형 상담서비스도 한 몫 단단히 제공했다는 평가다.

 

 

국세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납세자별 재산 과세자료의 수집·관리 규정에 따라 재산 규모나 소득수준 등을 감안하여 고액자산가 그룹을 유형별로 구축하고 재산변동 상황을 상시 관리하게 된다.

 

자금 흐름과 출처 추적을 통해서 편법 증여 대응에 행정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2020년 들어 관리대상 고액자산가 범위를 대폭 확대함은 물론 자금출처 검증도 한층 강화, 고액자산가의 탈세관행 근절에 역량집중을 강행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현상이 반복되고 있고 법인설립을 통한 편법 증여, 특수관계 간 고·저가 거래 등 부동산 변칙거래를 통한 탈루행위가 끝을 모르고 반복,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세탈루행위를 상시파악하고 탈루혐의자는 세무조사를 통하여 엄정 검증하고 있다.

 

2017년 8월 이후 부동산·금융자산 등을 통한 변칙증여 혐의에 대해 9차례에 걸쳐 2709명을 조사했는데 4549억원의 탈루세액을 추징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부동산 거래·금융자산 등을 통한 변칙적 탈루혐의자 3070명을 자금출처조사해서 4877억원의 탈세액을 추징했다.

 

정당한 세금 납부 없이 부당한 방법으로 부의 대물림이 이루어지면 안 된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 대한 세무검증 강화가 촘촘히 실행되는 이유다. 몇 가지 세무조사 실사례를 체크해 본다.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기 위해 부동산법인을 설립한 케이스다. 어느 지방 병원장이 자녀 명의 부동산 법인에게 부동산 구입자금을 광고료로 위장해 지급하고 자녀는 이를 바탕으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이다.

 

자녀는 부동산 법인 명의로 20억원대 강남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를 취득,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부동산 법인 이외에도 허위 광고료 지급, 비보험 현금수입금액 누락 등 병원의 탈루 혐의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다음으로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B씨는 사업소득을 신고 누락하여 강남 일대 아파트 수십 채를 배우자 및 자녀 명의로 구입한 혐의다. B씨는 2017년 8월 2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되자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 부동산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가족 명의의 부동산 법인을 다수 설립하고 보유 중이던 고가 아파트를 현물 출자 형식으로 부동산 법인에 모두 분산·이전하게 된다.

 

부동산 법인은 현물 출자된 자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지속적인 갭투자 등 300억원대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업소득 신고누락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들의 부동산 취득거래 전체에 대하여 자금출처 및 편법증여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국세청은 밝혔다.

 

[프로필] 김종규 조세금융신문 논설고문 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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