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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비록 ⑦] 국세청 인사개혁 뼈저린 선택이었다<下>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2016년 12월에 있은 국세청 1·2급 고위공무원 인사를 필두로 직급별 정기인사 시즌이 오픈됐다.


개청 50년 동안 국세공무원에 대한 인사행정 평가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때로는 인사제도의 미완의 벽 탓에 굴곡이 심하게 점철됐고, 일부 수뇌부들의 부질없는 오만함 때문에 때로는 국세청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낙제점을 면치 못했던 적도 있었다.



외부 영입 국세청장들을 세무행정 문외한(門外 漢)으로 빗대 겉돌게 했고, 내부 발탁 청장들은 생리를 너무 잘 알다보니, 종·횡적 유착이 빚어낸 비리 부정의 연결고리에 연루돼 자승 자박, 질곡에 빠져 들고 만 숨겨진 뒤태를 우리는 적나라하게 보아 왔다.


세무조사권이라는 특권 덕에 과세권 행사를 입맛에 맞게 다뤄, 국고주의 입장만 앞세워 왔고 납세자의 조세부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과세관청이 그 얼마였는데, 아직도 납세자 앞에만 서면 그렇게 도도하기만 하단 말인가.


특정지역 편향인사 폐해 제거, 고위직 인사비리 및 부정부패 척결, 학연 지연 줄대기 등 청탁요소 격리로 그 허접스런 병폐를 근절하는 것만이 분명 청렴세정의 지름길이다. 어느 행정업무든 간에 매한가지이겠지만, 인사행정 점수는 ‘60점이 만점’ 이라는 노변정담(爐邊情談)만큼이나 난해한 게 인사관리 업무다.


늦은 감이 있으나, 국세청의 ‘희망사다리 인사제도’가 미래 인사행정의 바로미터가 될 거라는 안팎의 평판이 새삼스럽게 들리는 까닭은 왜 일까?


안정남 12대 국세청장 시절, 1999년 9월 1일 ‘제 2의 개청’선언을 국세행정의 대변혁기로 꼽을 수 있다.


세목별 조직을 납세자 중심의 기능별 조직으로 전면개편하고 본청은 기획, 지방청은 조사, 세무서는 서비스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시행토록 조직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 고쳤다.


그 중 하나가 경인지방국세청을 흡수·통합해서 중부지방국세청으로 단일화한 기구축소 조치다.


당시 134개 세무서 가운데 35개 세무서를 통·폐합, 99개 세무서만 존치시킴으로써 조직의 슬림화를 꾀한 것도 당시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역동적인 작품(?)이었다. 기능별 조직개편은 부조리 발생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시행된 국세청 조직의 구조조정이자 고육책이었다.  


그간 만연된 현장조사 일종이던 ‘지역담당제’ 완전 폐지를 목표로 설정된 기구조직개편이라서 더욱 시선을 끌었다. 일선 세원관리과의 현장 출장 통제는 물론 세적관리 체계의 개편까지 손질, 납세자 자율신고와 더불어 시스템의 전면적 체제개편을 본격화했다.  

 
이같은 대혁신은 국세행정의 각 기능을 지역별로 지정된 담당자가 일괄 수행함으로써 부패에 취약한 구조적인 허점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집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납세자와 현장담당 세무공무원과의 유착사례도 빈발했고, 국세행정 신뢰추락의 주범격인 이같은 사례들이 조직개편 사유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엄청난 물리적 기구조직 축소와 행정쇄신 차원의 자리바꿈 부작용은 인사후유증으로 불거졌다.


예컨대, 후배인 황수웅 국장의 차장(12대차장, 1999.6.10.~2000.6.29.재임)승진 인사발령이 뇌관이 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래훈 직세국장(전 대구국세청장)의 거취에 대해 “인사 불만이 사표로 표출됐다”라는 주위의 입방아가 인사 뒷담화로 쏟아졌다.


당시 박 국장은 속칭 ‘정치 1번지 대구지역’에서도 독보적 강자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시선집중의 핵이 됐다.


김대중 정권인 ‘국민의 정부’ 중심 세력으로 급부상, 에너지가 충만했던 안 정남 12대 국세청장-. 그는 호남출신 국세청장으로 영남 대표 주자를 혁신이라는 명분을 전면에 내세워 밀어내기식 인사를 집행했다는 평판이 일었고, 전무후무한 인사행정의 메스를 강도높게 가한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다.


국세청 인사행정은 해를 거듭할수록 직원 희망지 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예측가능한 인사행정으로 방향을 틀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용섭 14대 청장 시절, ‘핫라인 전자인사시스템’의 첫 도입이 그 좋은 한 예이다. 국세청장과 ‘1대1 대화’를 통해 인사 대상자의 근무 희망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2003년 4월부터 국세청 조직과 인사혁신을 위해 마련된 것인데, 3곳의 근무 희망지와 사유를 적어 넣으면 청장이 직접 보고 합당여부를 판단, 인사에 반영해왔다.


특정 직원의 임용시기, 승진시기, 전보시기, 상벌사항 등의 인사파일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 효험(?) 있는 인사제도다.



특히 2004년부터는 지방청 조사국 3~5년 근무 직원은 반드시 다른 부서로 옮겨 근무케 하는 순환근무제를 도입, 시행한 이 청장은 “혈연 학연 지연을  바탕으로 한 음성적 인사 청탁자는 불이익을 당하도록 하겠다”고 취임일성으로 밝혀 인사비리 근절 행정에 한 가닥 희망을 갖게 힘을 실어 주었다.


이로써 인사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고 조직문화와 인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갔다. 그 중 하나가 ‘클린 국세인상’수여다. 세무부조리 축소에 많은 기여를 한 일종의 청렴상인 셈이다.


대대적인 인사시스템 재편 단행은 18대 백용호 청장시절에도 지속됐다. 고질적 인사병폐인 학연, 지연, 줄대기 등 인사 청탁요소와는 격리된 위치에 서서, 객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국세청의 관행이나 문화에 종속되지 않은 외부전문가를 임기제로 임명함으로써 독립성 있는 직무수행을 강화해 나갔다. 승진이나 전보기준 등을 심의해서 인사에 적용하도록 하는 인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역량평가 제도를 도입, 시행했다.


역량평가를 처음 적용한 시기는 2009년 10월과 11월 단행된 사무관 승진(일반·특승)인사 때부터다. OECD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우리 국세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경제활동 인구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1,800여명인 미국에 이어 1,370여명으로 OECD회원국의 평균수준인 770여명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매년 500여명의 공개경쟁 선발로 신규인력을 임용해 오고 있다. 2013년까지는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9급 공개채용 시험을 통해 선발된 인력을 신규 임용해왔으나 2014년에는 차장 직속의 ‘9급 세무직 채용시험 관리단’을 구성해 필기시험 출제 이후의 전 과정을 국세청이 단독으로 관리해 최종 850명을 선발했다.


이로써 인사혁신처 주관 공채합격일보다 4개월여나 단축,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개가를 올린 적도 있다.

국세청 개청 이후 승진임용 추이를 보면 타 부처에 비해 승진이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직제개편 등으로 정원이 급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별로 승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국세청 승진임용 패턴이다.


승진적체 현상이 어느 부처보다 심한 국세청이다. 2000년대 승진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특별승진을 확대 실시하고 승진심사에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한 점이다.


2000년부터 사무관의 승진방법을 기존의 ‘시험승진제’에서 ‘심사승진제’로 변경했으나 2005년에는 심사와 시험을 6대4로 병행, 선발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다시 심사승진제로 단일화해 운영하고 있다. 5급 승진 현황을 보면 매년 100명 내외로 배출하다가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승진 인원이 급격히 증가추세를 보였고, 2015년에는 사상 최대인 230여명이 영예의 승진기회를 선물받기도 했다.


국세청 인사행정의 핵심 축은 정기전보와 함께 탄력적인 수시전보 인사다. 인사관리규정의 전보기준에 따라 인사원칙을 적용하고, 각론격인 세부기준은 인력수급 및 세정 여건 변화에 걸맞는 그 당시 별도의 지침을 마련, 시행해 오고 있다.


2000년대 이전에는 전보기준의 객관화와 예칙 가능성의 유지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2010년대에는 행정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성과를 전보에 연계해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향상시켜 왔다고 보겠다. 한 예로, 원거리 근무 등으로 인한 고충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조직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게 전보기준을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개선한 것을 볼 수 있다.



2013년 국회 국감 때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 고위직 자리를 대구·경북(속칭 TK)지역 출신이 싹쓸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 이긴 하지만, 2000년~2013년 5월 중 국세청 신규 3급 승진자는 모두 121명(별표)이다. 이 가운데 27명이 대구·경북지역 출신이고, 수도권과 전남출신이 각각 19명, 충남이 10명, 전북이 9명, 충북이 6명, 강원이 4명 등이다.


2013년 당시 국세청의 3급 이상 35명의 고위공무원을 출신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이 14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고 수도권 7명, 경남 5명, 전북과 충남이 각각 3명, 전남 2명, 충북 1명 순으로 밝혀졌다.




이유야 어찌됐던 간에 대구·경북지역 출신 승진비중이 높은 것은 편파인사라는 비판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또 위화감을 조성, 조직의 안정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우려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개청 초기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이나, 자리에 대한 암투는 매한가지인 듯 싶다. 되레, 지금이 조금은 객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개개인의 과학적인 데이터와 원칙적인 기준이 잘 형성돼있기 때문이라는 얘기이다.


국세청의 인적구성의 특징은 타 부처에 비해 별난 색깔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출신지역을 견주어 보아도 TK· PK지역, 호남지역, 수도권 등 중부지역으로 나타나있고 임용구분도 행시, 세무대학, 일반 공채, 특채 등으로 인사구도가 짜여져 있어 타 부처와 비교해도 별반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인적구성 속내를 파고 들어가 보면, 철통같은 전통과 인사문화가 떡 버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지연·학연 줄대기 완전 근절 미진 ▷행시출신의 다수 상존 ▷일반 공채·특채출신 건재▷세무대학 출신 두각 ▷행시 기수별 서열 지키기 ▷연령별 서열 따지기 ▷연령명퇴 전통 잇기 등 천태만상이다. 게다가 은어로 ‘워커부대’라 불렸던 육·해·공 출신 임용자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칼라풀’하다.


그들만의 인사자리 다툼이 한낱 물거품인 양 증발되리라 믿기에는 아직은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역대 청장마다 인사관리기준이 다르고, 역점체크 부분이 그때마다 엇갈려 당사자들에게는 여간 난감한 적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1968년경 서영철 서울청장은 조중형 주사(훗날 서울국세청장 역임)를 한·일 회담 성공적 성과를 공적으로 삼아 사무관 승진을 추천했으나 당시 총무과장이었던 최기연 과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 후 조 주사는 정규 사무관 승진시험을 치르고 임관됐다는 후일담은 승진 필살기 무용담 같아, 당시의 인사행정의 한 단면을 보는듯하다.


반세기 동안, 국세청 인사행정 패턴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21대 임환수 현 국세청장의 ‘희망사다리’인사제도 구축이 그 한 예다. 미래 지향적 인사행정의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는 평가가 안팎의 여론이다. 좋은 본보기처럼 한 가닥 희망의 불꽃을 지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명쾌한 인사행정 이정표가 세워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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