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3 (화)

  • 흐림동두천 0.6℃
  • 흐림강릉 7.1℃
  • 서울 3.1℃
  • 대전 3.3℃
  • 대구 5.9℃
  • 울산 9.0℃
  • 광주 8.4℃
  • 부산 11.1℃
  • 흐림고창 9.8℃
  • 흐림제주 15.4℃
  • 흐림강화 1.1℃
  • 흐림보은 2.6℃
  • 흐림금산 3.2℃
  • 흐림강진군 8.9℃
  • 흐림경주시 6.6℃
  • 흐림거제 8.8℃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납세고지서가 청구인에게 전달됐다고 추정 안 돼, 부과처분 취소

심판원, 신원 확인 안 되고 근무 사실 없어 고지서 수령권한 위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조세금융신문=김종규 기자) 조세심판원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근무한 사실이 없으므로 납세고지서의 수령권한을 위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심판원은 납세고지서가 청구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보아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은 무효인 납세고지서 송달에 기초하여 행해진 것이므로 취소함이 타당하다는 심판결정례를 내놓았다.

 

처분개요를 보면 청구인은 000이라는 상호로 건물신축판매업을 영위한 사업자로서, 2017.1.30. 000 외 3필지에 3층 건물을 신축하고, 2017.2.10. 토지와 건물을 000원에 양도하였으나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아니하였다.

 

처분청은 건물 양도분(재화의 공급)에 대하여, 2018.12.14. 청구인에게 2017년 제1기 부가가치세 000원을 결정·고지하였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 2021.5.24. 이의신청을 거쳐(2021.7.8. 기각)2021.8.18.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청구인은 이혼소송으로 거주하고 있던 집을 처분하고, 2017.3.8. 동생 AAA의 2층으로 거주지를 이전하게 되었다. 동생은 1층에서 거주하였고 주민등록도 그와 같이 되어 있다.

 

청구인은 주로 공사현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청구인이 없을 때에는 동생이나 동생의 배우자가 청구인의 서류를 대신 수령하였다. 처분청은 납세고지서를 BBB가 수령하였으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하지만, BBB는 납세고지서 수령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아니므로 송달은 효력이 없고, 따라서 이 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처분청은 청구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발송한 납세고지서는 BBB가 2018.12.14. 수령하였고, 000 소속집배원 CCC는 “대표 AAA의 직원인 BBB가 청구인과 AAA이 가족관계(남매)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법원과 국세청 등에서 발송한 서류 대부분을 수령하였다”고 구두로 확인하였다.

 

이 건 부가가치세에 대한 납세고지서는 2018.12.14. 적법하게 송달되었으므로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하여 제기된 이 건 심판청구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국세기본법(제8조제1항)에 의하면 과세관청이 송달하는 서류는 그 명의인에게 송달하는 것이 원칙이나, 다른 사람에게 그 수령 권한을 위임할 수 있고, 그 위임에는 명시적인 위임은 물론 묵시적인 위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데, 이 건의 경우 처분청은 청구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발송한 부가가치세 납세고지서를 회사동료인 BBB가 수령하였으므로 납세고지서가 적법하게 송달되었다는 의견이다.

 

그와 다르게 BBB는 000에서 근무한 사실은 물론 그 신원마저 확인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으로부터 납세고지서의 수령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심판원은 납세고지서가 청구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청구인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무효인 납세고지서 송달에 기초하여 행해진 것이므로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심리판단, 취소결정(조심 2021중4916, 2021.11.16.)을 내렸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관세 모범택시(차량번호: 관세 125)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요즘 드라마 모범택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복수 대행 서비스’라는 설정은 단순한 극적 장치를 넘어, 약자를 돌보지 않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정면으로 비춘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누구나 삶을 살다 보면 “정말 저런 서비스가 있다면 한 번쯤 이용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약자를 대신해 억울함을 풀어주는 대리정의의 서사가 주는 해방감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한강대교 아래에서 정체불명의 물체를 발견한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만, 모두가 무심히 지나친다. 결국 그는 “둔해 빠진 것들”이라고 꾸짖는다. 위험 신호를 외면하고, 불의와 부정행위를 관성적으로 넘기는 사회의 무감각을 감독은 이 한마디에 응축해 던진 것이다. 이 문제의식은 관세행정에서도 낯설지 않다. 충분한 재산이 있음에도 이를 고의로 숨기거나 타인의 명의로 이전해 납세 의무를 회피하는 일, 그리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성실납세자에게 전가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어두운 그림자다. 악성 체납은 단순한 미납이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조세 정의의 근간을 흔든다. 이때 필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