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겠단 입장을 전했다. 이에 한은이 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이 부총재는 ‘21세기 금융비전포럼’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현 상황에선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확산 또는 장기화를 방지하는 데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물가 불안심리를 조기에 억제함으로써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에는 상방리스크가 우세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5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부총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앙은행의 정책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의 확장적 정책대응에다 빠른 경기회복, 글로벌 공급제약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글로벌 물가 오름세가 크게 늘어나는 등 일련의 사안에 대해 영향권 내에 있다는 의미다.
이 부총재는 이와 관련 “최근 물가 불안에는 수요와 공급 요인이 중첩돼 있다”며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는 점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매개로 장기화될 위험이 내재돼 있다. 공급망 차질 해소가 지연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원자재와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압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물가 안정에 대한 책무를 부여 받은 한국은행으로선 높아진 물가 상승률이 기대 인플레이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또는 장기화를 방지하는 데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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