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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경영판단에 실패한 대표이사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물을 수 있을까

 

(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우리는 매일 언론보도를 통해 기업총수나 이사의 배임문제를 흔치 않게 접하고 있다. 주로 잘못된 투자로 인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든지, 계열사 제품을 비싸게 매입하거나 계열사의 유상증자에 지원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등이다, 처음엔 엄청 큰일이 발생한 것인 양 언론을 통해 보도되다가, 실상 한참 세월이 흘러 재판 결과를 확인하면 무죄가 선고되어 있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의무

 

주식회사의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고(상법 제382조의 3),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결정에 참여한다(상법 제393조 제1항). 또한 이사는 회사와의 관계에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야 그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민법 제681조 및 상법 제382조 제2항). 대표이사 또한 이사회의 결의로 회사를 대표할 이사로 선정된 자이므로, 앞선 이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회사를 대표하고 업무를 집행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설령 대표이사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경영판단이라면 설령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책임을 물리지 않아야 하는지 여부가 논의되는 것이다.

 

경영 판단의 원칙

 

대법원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져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중략)

 

다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 여기서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즉 경영판단 원칙의 요건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이 있어야”하고, “이해관계가 없어야” 하며, “상당한 주의로서 합리적인 정보에 의한 판단이어야” 하며, “회사의 최선의 이익이 된다는 합리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판례의 태도

 

법원은 재벌그룹 총수의 자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하여 낮은 가격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이후 주주들이 인수를 포기하자 당시 총수의 자녀에게 전환사채를 배정함으로써 이후 경영권 승계에 도움이 된 사안에서, 주주 전체의 이익, 회사의 자금조달의 필요성, 급박성 등을 감안하여 경영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그 발행조건을 정할 수 있는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 등을 인수할 기회를 부여하였는데 기존 주주 스스로 선택에 의해 포기한 점, 기존 주주들이 신주 등을 인수하여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와 이사회가 기존 주주들이 인수하지 아니한 신주 등을 제3자에게 배정한 경우를 비교하여 보면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에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므로, 이사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어떠한 임무에 위배하여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법원은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이 문제된 사안에서,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문제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이러한 행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 외에도 법원은 회사의 대표이사가 타인에게 회사의 자금을 대여하거나 타인의 채무를 회사 이름으로 연대보증하거나 또는 타인의 채무를 위하여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사안에서,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한 관계로 그에게 자금을 대여하거나 그를 위하여 연대보증을 하거나 또는 담보를 제공할 경우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이에 나아갔다면 이러한 행위들은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그 타인이 채무초과 상태에 있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는 자금대여나 연대보증 또는 담보제공이 곧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적으로, 경영판단의 원칙에 따른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는, 경영자가 결정을 내리는 시점에서 자신의 판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여 평가하였는지 여부에 좌우됨을 명심해야 할 것인다.

 

 

[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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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전두환 정권 때 저질러진 최악의 통폐합시나리오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영화 서울의 봄과 고 전두환 대통령의 유해가 국민들의 냉대 속에 안식처를 못 찾고 방황하는 가운데 필자에게는 80년 전두환 정권이 저질러놓은 최악의 산업통폐합조치 시나리오가 생각난다. 우리나라는 법정주의다. 무슨 조치이든 정권이 시행하려는 조치는 법적근거를 구비하여야 함에도 이 산업통폐합조치는 사업에 무지한 몇 사람의 군인 머리에서 나온 임시조치에 불과할 뿐인데도 국가 전반적으로 엄청난 회오리를 몰아쳤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코미디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라 부르고 싶다. 필자는 당시 대우그룹기획조정실에 근무했기에 그 어이없는 현실을 직접 체험했다. 어느 날 고 김우중 회장은 필자를 불러 사흘 후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과 함께 최고 국보위위원장인 전두환을 독대하는 자리에 의사결정을 통보할 모종의 전략적 검토를 지시했다. 이것은 대우그룹과 현대그룹이 동시에 소유한 중공업과 자동차의 이원화된 산업을 일원화하는 산업통폐합조치였다. 대우는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를 소유했고 현대는 현대양행, 현대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당시의 글로벌 경제상황이 오일쇼크로 휘청이던 상황에서 우리나라 중공업, 자동차산업도 과잉, 중복투자로 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