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들어 8월까지 악성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 회수율이 9.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200명으로부터는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18일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악성 임대인은 374명으로 나타났다.
HUG는 2020년 4월부터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악성 임대인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0년 83명이었으나, 2021년 157명, 2022년 233명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1~8월에는 매월 17명 이상씩 추가됐는데,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달 말게 4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악성 임대인이 늘어나면서 HUG가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세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현재 HUG의 악성 임대인 변제 세대수는 8467세대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말(4924세대)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변제액 또한 지난해 말 1조219억원에서 지난 8월 말 1조714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1년 치 수준을 넘어섰다.
반면 회수율은 낮다. 지난 8월 기준 회수액은 1647억원으로 전체 변제액의 9.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수율이 0%인 악성 임대인이 200명(53.4%)에 달했다.
HUG는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 경매 등을 통해 변제액을 회수하는데, 이들이 갖고 있는 주택은 빌라가 많아 아파트에 비해 경매가 잘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악성 임대인으로 인한 변제액 미회수 건수가 늘어날수록 HUG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김 의원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공사는 경매 이외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상 채권(HUG가 채무 관계자에 대해 법령 또는 계약에 근거해 청구할 수 있는 모든 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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