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세무조사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국세청은 지난 2017년 11월 과거 정치적 세무조사 정황에 대해 공개 유감의 뜻을 밝혔고, 그 이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기업이나 특정 집단, 언론사 관련 정치적 세무조사 관련한 논쟁이 크게 일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비판적 보도를 한 MBC‧KBS‧YTN이 줄지어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정치적 세무조사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국정감사의 한 대목을 차지하게 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MBC, KBS, YTN 세무조사 관련 정치적 개입 정황 의혹을 제시했다.
MBC는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보도, KBS는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 자녀 학폭 보도, YTN은 김건희 여사 허위 경력‧학력 보도를 진행했는 데 공교롭게도 그 무렵 세무조사가 진행됐다.
홍영표 의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뒤 검찰, 감사원, 사정기관들이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전면적으로 나섰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의원은 “정기 세무조사 탈을 쓰고 과한 정치적 탄압이 있어선 안 된다”며, 양경숙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는 군사정권, 권위주의 정권에서나 자행한 비판세력 길들이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질타했다.
한병도 의원은 많은 국민이 MBC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이라 생각한다면서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직간접적으로 대통령실이 개입했거나 국세청이 보고했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양기대 의원은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를 두고 권력이 언론 재갈을 물리기란 우려가 있다고 헸으며, 김주영 의원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 무슨 일 있으면 세무조사 들어가 기업을 쑥대밭 만들던 것을 국민이 기억한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조금 언성이 높아진 영역이 있었지만, 야당의 질의는 대체로 차분했으며, 이에 반박하는 여당의 지원성 발언도 언성의 수위를 지켰다.
주호영 의원은 MBC, YTN는 정기 세무조사이니 미리 맞춰둔 예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발언했고, 조해진 의원은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언론의 투명성을 확보해서 사회 감시 역할을 하게 해달라고 조언했다.
박대출 의원은 세무조사 당사자인 MBC, YTN가 정치적 세무조사가 아니라 하는데 왜 국세청장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느냐고 다소 엄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같은 수위의 발언을 국세청장에게 제시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한 해 1만4000건의 세무조사를 하는 만큼 정치적으로 연계하려면 다수가 문제 삼게 될 것이라며 “억측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무리한 과세를 하면 다 패소하고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국세청 세무조사는 대통령이든 수석비서관이든 외부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되며 국세청이 내부 프로토콜에 의해 선정하게 되어 있다.
중앙에서 주요 동향 보고는 받을 수 있으나, 사전 지시를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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