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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심판원, 인쇄‧제본 안 해도 책 공장될 수 있어…지방이전감면 허용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최근 인쇄‧제본을 직접 안 하더라도 출판 공장으로서 책 만드는 기능을 한다면 공장이 맞고,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할 때 받는 공장이전에 따른 세금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3인7536, 2023.9.26.).

 

출판업체 A는 2018년 1월 작업장을 수도권 밖으로 옮긴 이래 줄곧 수도권 밖에서 줄곧 사업을 했다.

 

정부는 지방 살리기 등을 위해 중소기업이 공장을 수도권 밖에 옮기면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는데 A는 작업장을 옮긴지 2년이 넘었다며 국세청에 공장이전 세금감면을 신청했다.

 

국세청은 명색이 책 공장이라면서 디자인용 컴퓨터 몇 대 밖에 설비가 없고, 컴퓨터로 하는 업무는 책 디자인과 교정‧교열이고, 윤전기도 없는데 어떻게 책자를 만드냐고 물어보았고, A사는 인쇄나 제본 등은 외주 준다고 답했다.

 

국세청은 공장설비라고 할 수 있는 건 디자인용 컴퓨터가 전부인데 이 컴퓨터가 2018년 1월 이사오기 전에 예전 사업장에서 쓰고 있었던 걸 갖고 왔냐고 물었다. 공장 이전 감면은 부지, 인원 외에도 설비를 이전해야 감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사는 해당 컴퓨터를 산 지 워낙 옛날인데다 사실은 중고로 산 거라서 딱히 증빙도 없고, 그래서 회사 장부에 재산으로 등록도 못 해놨다고 답했다. 대신에 컴퓨터 샀을 때 찍은 사진은 있다며 2003년 사진을 제시했다.

 

국세청은 공장을 이전했다고 하는데 설비는 디자인용 컴퓨터 밖에 없고, 그것도 언제 산 건지도 알 수 없고, 장부에도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 등이 전혀 없어서 감면을 내줄 수 없다고 A사의 청구를 거절했다.

 

A사는 출판사들이 거의 다 이렇게 운영하는데 국세청 말대로라면 출판업체들은 공장이전 감면을 받지 말라는 뜻이냐며 심판원에 불복청구를 걸었다.

 

심판원은 국세청과 조금 다르게 판단했다.

 

출판업은 1980년대만 하더라도 사람이 많이 필요했다. 자판 글자 하나하나 끼워 맞춰서 활자판을 짜고, 활자판을 확인하는 교정담당자가 있었으며, 커다란 윤전기를 갖춘 곳도 있었다.

 

하지만 1987년 디자인용 컴퓨터가 나오고, 인터넷과 휴대용 단말기의 발달로 출판업계가 타격을 받으면서 출판사들도 변화해야 했다.

 

한 곳의 인쇄기 업체가 수많은 출판사들의 책자와 인쇄물을 찍어 주고, 출판사들은 디자인용 컴퓨터로 기획, 원고, 교정, 디자인을 담당했다.

 

파주출판문화단지의 경우 중부지방국세청 담당인데, 중부국세청은 출판업체들이 인쇄기 업체에 필름작업, 인쇄, 제본 등 설비가 필요한 작업을 외주 주더라도 디자인 컴퓨터 등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와 기능을 하고 있다면 공장으로 보아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었다(조심 2013중4227, 2014.12.16. 참조 결정례).

 

심판원은 현재의 출판업은 디자인 중심으로 가고 있으며, 이에 맞춰 공장의 의미를 넓게 해석할 수 있는 점, 또 2년 넘게 수도권 밖에서 사업을 계속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국세청에 감면을 내주라고 결정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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