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세무당국의 판단 실수로 여러 번 세금을 냈을 경우 마지막에 세금을 낸 날이 아니라 각각의 세금을 납부한 날을 기준으로 환급이자를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1부(재판장 박정화)는 최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농협중앙회)가 국세환급금 기산시점이 잘못되었다며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에 되돌려 보냈다(대법 2018다264161).
재판부는 “이 사건 환급금은 최초 부과처분 및 신고, 제1, 2차 증액경정처분에 따른 각 납부분 중 각 재산세액 과소공제분만큼 발생한 것이므로, 그 각각의 금액을 납부한 다음날이 그 환급가산금의 기산일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국이 잘못 판단해 세금을 더 냈을 경우 정부는 납세자에게 더 낸 세금(국세환급금)에 더해 환급이자(국세환급가산금)를 추가로 줘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2009년 종합부동산세를 2009년 12월 14일, 2010년 2월 16일 각각 분할납부했다. 세법에 일정 금액이 넘어가는 세금에 대해서는 두 차례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다.
농협중앙회는 2010년 종부세 역시 2010년 12월 14일, 2011년 2월 15일 각각 분할납부했다.
이에 남대문서는 농협중앙회가 종부세를 덜 냈다고 판단하고, 2012년 11월 30일 2009~2010년 종부세에 대해 1차 추가납부를 지시했다.
그리고 또 남대문서는 종부세 대상의 면적이 달라졌다며 2009년 종부세에 대해서는 2014년 6월 13일, 2010년 종부세에 대해서는 2015년 6월 15일 각각 2차 추가납부를 지시했다.
이후 농협중앙회는 소송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세무당국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얻고 억울한 세금을 돌려받았지만, 문제는 환급이자였다.
세무당국은 세법에 ‘국세가 2회 이상 분할납부된 것인 경우’에는 그 마지막 납부일의 다음 날’부터 국세환급가산금을 계산하라는 법조항에 따라 환급이자를 마지막 납부를 한 2차 추가납부 시일에 맞춰 주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농협중앙회는 최초로 분할납부한 2010년~2011년 납부분에 대해서는 최종 납부한 날을 기준으로 이자를 받는 것이 맞으며, 억울하게 추가로 더 낸 세금에 대해서는 각각의 납부일에 맞춰 개별적으로 이자를 계산해야 한다고 맞섰다
대법원은 “납세자가 당초의 신고 또는 부과나 증액경정처분마다 그에 따른 각각의 세액을 별도로 납부한 것일 ‘분할납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액경정처분 이후 전체 세액 중 일부가 경정 또는 취소됨에 따라 발생한 국세환급금의 경우 그 국세환급금은 각각의 납부일에 소급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농협중앙회를 대리한 유철형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지금까지는 국세환급금 분할납부에 대한 명시가 있었을 뿐 당국이 수차례 추가로 부과한 세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추가경정으로 인한 국세환급가산금 계산 시점에 대한 첫 판결로 환급가산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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