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
KDB산업은행이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지 13년 만에 KDB생명 새 주인을 맞게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하나금융도 KDB생명을 품에 안으면 비은행 부문 경재력 강화에 유리해진다.
다만 KDB생명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인수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DB산업은행과 칸선자산운용은 지난 12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산은은 “입찰자로서의 적격성과 거래 성사 가능성, KDB생명의 중장기 발전 가능성 측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상세 실사 진행 후 하나금융의 최종 매각 여부가 결정된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선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KDB생명의 최대주주는 KDB칸선스밸류유한회사(65.80%)와 유한회사의 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26.93%)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산업은행이 68.2%의 지분을 칸서스자산운용이 2.4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해 말부터 삼일PwC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 매각 작업을 진해했다. 법무법인 광장이 법률 자문을, EY한영회계법인이 재무 자문을 각각 맡았다.
일단 산업은행은 하나금융에 약 6~7주 기간 본실사 기회를 부여한다. 본실사 이후 주식양수도계약(SPA)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가격 협상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 최종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 은행 의존도 줄이고 생보사 순위 수직상승 기대
하나금융은 이미 생명보험회사 중 하나생명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말 기준 하나생명의 자산 규모는 6조원으로 생명보험회사 22곳 중 17위 수준에 머문다. 만약 자산 17조원 규모의 KDB생명과 하나생명이 합병하게 되면 업계 10위권 이내로 규모가 확장된다.
이런 차원에서 하나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KDB생명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중 82%가 은행에서 나온 것이었다.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 오버페이 원칙 훼손 지적도
다만 일각에선 KDB생명의 현재 재무상황을 감안할 때 인수 시도가 다소 무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DB생명의 적정 매각가는 현재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고, 여기에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07%에 이르는 만큼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 비용도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즉 매각가와 재무 정상화 비용을 합산하면 약 1조원 수준의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KDB새명 매각이 그간 4차례 불발된 것도 재무 구조가 나빴던 영향이 컸다.
산업은행이 KDB새명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가 규모를 얼마나 책정할지가 관건이다.
앞서 2010년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중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펀드를 결성해 KDB생명을 인수했다.
회사 인수에 6500억원을 사용했고 이후 2018년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총 1조원 이상의 금액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은 하나금융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번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하나금융이 그간 고수해온 원칙을 어기고서라도 이번 인수합병을 성사시킬지를 관심있게 보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하나금융은 인수합병에서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는데 시장 예상가격대로 진행될 경우 원칙이 훼손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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