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업계 3위 자리를 지켰다.
10일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33.7% 증가한 3조526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를 감안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에도 불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기반으로 한 은행,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과 안정적 비용 관리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지난해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우리금융이 하나금융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비은행 부문 지속 성장
이익비중…24%→34.4%→35.7%
하나금융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비은행 부문의 꾸준한 성장세가 돋보였다.
주요 비은행 관계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3.3% 증가한 5066억원을 달성했고, 하나캐피탈도 전년 대비 53.5% 증가한 27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 역시 같은 기간 62.2% 증가한 2505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달성하며 그룹의 지속 성장세에 기여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성장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5747억원(24%), 2020년 9044억원(34.4%), 2021년 1조2600억원(35.7%) 등 전체 이익 중 비은행 부문 이익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자이익 증대 덕 톡톡
디지털 혁신 통한 비용 효율성
하나금융 역시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이자이익 증대 덕을 톡톡히 봤다.
이자이익(7조4372억원)과 수수료이익(1조8643억원)을 합한 핵심 이익이 전년 대비 15.2%(1조2306억원) 증가한 9조300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1% 수준이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9%, 총자산이익률(ROA)은 0.74%로 안정된 경영지표를 유지했다.
게다가 하나금융은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한 비용 효율성도 꿰했다.
그룹의 일반관리비는 전년 대비 3.4% 증가에 머무는 등 이익 증가세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됐고, 영업이익경비율도 전년 대비 1.3%p 하락한 44.0%를 기록하며 7년 연속 감소세를 달성했다.
은행, 실수요 기반 대출 성장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건전성 개선
계열사별 실적의 경우 먼저 하나은행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7.9% 성장한 2조 5704억원을 시현했다.
중소기업대출 등 실수요 기반의 대출 성장세 지속과 비용절감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게다가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6조 1506억원)과 수수료이익(7202억원)은 전년 대비 14.1%(8517억원) 증가한 6조 8708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의 노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말 NPL 커버리지비율은 전년말 대비 33.8%p 증가한 163.9%이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년말 대비 8bp 하락한 0.26%, 연체율은 전년말 대비 3bp 하락한 0.16%로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됐다.
지난해말 신탁자산(70조 1517억원)을 포함한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전년말 대비 8.31%(38조 3963억원) 증가한 500조 3453억원이다.
비은행도 고른 성장
하나생명 마이너스 성장은 아쉬워
다음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우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자산관리 수수료 등 전반적인 핵심이익 증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3%(957억원) 증가한 50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캐피탈은 우량 리테일 자산 증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53.5%(948억원) 증가한 27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결제성 수수료 증대와 디지털 혁신에 따른 비용 효율화 등으로 전년 대비 62.2%(960억원) 증가한 25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하나신탁은 전년 대비 14.7%(119억원) 증가한 92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하나생명은 전년 대비 8.6%(23억원) 감소한 2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4위 우리금융 바짝 추격 중
함영주, ‘수익성+디지털+해외사업’ 주력
이처럼 하나금융이 지난해 사업 다각화와 은행‧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을 통해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함 부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여론이 포착된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도 하나금융은 KB금융, 신한금융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켜냈으나, 일각에서는 ‘만년 3위’라는 아쉬운 시각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보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3조5261)은 2위인 신한금융(4조193억원) 보다는 12.2% 부족하고, 4위인 우리금융(2조5879억원) 보다는 36.2% 앞선 상태다.
4위인 우리금융과의 격차가 아직 좁진 않지만, 지난해 완전민영화 이후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를 예고하며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신임 회장에 내정된 함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향후 함 부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강화, 디지털 주력, 해외 사업 수익 기여도 확대 등으로 그룹사의 성장세를 굳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4월 499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하나금융이 그룹사 차원에서의 자회사 펀더멘털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해외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붙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기존 ‘부회장-총괄-부서’ 3단계의 조직 체제를 ‘총괄-부서’ 2단계로 단순화했고, ‘디지털 퍼스트’와 ‘리딩 글로벌’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DT(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전환)혁신 본부’도 신설해 디지털 전환 컨트롤 타워 기능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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