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다만 미세먼지의 농도보다는 관련 뉴스량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7일 230개 업종, 900만여건의 신용카드 매출 집계 데이터를 분석한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주유소 등 대부분의 업종 매출액이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관련 뉴스량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 리조트·콘도와 놀이공원은 뉴스량이 많은 날 30%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으며 차량 정비(-29%)와 렌터카(-18%), 호텔(-10%), 고속도로 통행(-10%) 등 실외 활동 관련 업종들도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쇼핑업종의 경우도 대형마트와 농산품직판장 등 오프라인 업종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 매출이 급감한 반면 온라인 쇼핑 업종은 매출액이 확대됐다. 영화관과 공연장, 일반음식점, 주점 등도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아질수록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을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업종도 있다. 대표적으로 세탁소가 40%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목욕탕·사우나 역시 12%나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의 경우 대부분의 진료 과목이 관련 뉴스량이 많을수록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이비인후과(8%)와 소아과(3%) 등은 오히려 매출액이 늘어났다.
한편 실제 미세먼지 농도와 소비패턴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들의 인식과는 달리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의 72µg/m3에서 2005년 57µg/m3, 2015년 48µg/m3 등 계속 감소추세에 있으며 지난해 역시 41µg/m3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 설문 결과 국민 3명중 1명이 대기환경이 ‘나쁘다’고 응답하거나 조사대상의 90% 이상이 ‘미세먼지가 많다’고 응답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언급한 뉴스량이 2009년 약 1100건에서 지난해 약 3만3000건으로 30배 가량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불안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많은 날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평소보다 13% 증가한 반면 중고차 구매는 2% 감소하는 등 흥미로운 변화가 다수 발견됐다”며 “소비자들이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인식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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