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누가 새 수장으로 선임될지 금융권 관심이 집중됐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재연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쳐 왔으나, 현 하나금융 부회장들이 법률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연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추리는 논의를 시작했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며, 회추위는 주총이 개최되기 2주 전까지 새 회장을 확정해 주주들에게 알려야 하는 만큼 이달 말까지 최종 후보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을 3인의 부회장이 받쳐주는 구조로 구성돼 있다. 그런 만큼 금융권에서는 부회장 3인 중 1명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점쳐왔다.
하지만 차기 회장 후보군에 꼽혔던 하나금융 부회장들이 법률문제에 휘말리면서 회추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이 3월24일로 예정돼 있는데 최근 3년간의 하나금융 주주총회 개최 날짜를 살펴보면 이번 역시 3월19일 또는 3월26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즉 회추위는 함영주 부회장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회장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이진국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주식 선행매매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금감원이 하나금융투자에 이 부회장의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담긴 의견서를 전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다른 부회장은 이은형 전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이다.
함영주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 등 유력 차기 회장 후보들이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태 회장의 1년 연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추위가 함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 등 유력 차기 회장 후보들의 법적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면, 안정적 리더십을 갖춘 김 회장을 다음 회장후보로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의 나이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내부 규정상 회장 나이는 만 70세를 넘길 수 없다.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고 해도 내년 주총까지만 임기 수행이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 연임설이 제기되는게 이해된다. 회추위 입장에서 법률 리스크가 있는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기 어려울 테고, 안정적 리더십을 갖춘 김 회장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금융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 인물을 찾으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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