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접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유력 후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금융그룹이 주도적으로 설립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 확보 여부에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초 제3 인터넷은행 유치전은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의 불참으로 기대 이하의 흥행이 예상됐었지만 대형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혀 다시 업계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신한금융그룹이 먼저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함께 예비인가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뒤이어 19일 하나금융그룹이 SKT, 키움증권과 함께 제3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금융업계를 선도하는 주요 금융지주의 참여 소식에 시장 전체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으면서 동시에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IT기업 위주로 설립된 제 1, 2호 인터넷은행들도 혁신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은행, 지주 위주의 기업들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한 이후 줄곧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 측면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일례로 대출금리 측면에서 두 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 케이뱅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30%로 4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카카오뱅크도 3.98%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4.01%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5~6등급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금리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6.45%, 5.87%로 신한은행(4.51%)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혁신 서비스 제공 여부는 각 컨소시엄 구성과 그에 따른 이종 산업과의 결합가능성 등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단순한 지분투자가 아니라 설립을 주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컨소시엄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우선 토스로부터는 일반은행에서 추진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회사나 자동차 공유플랫폼 회사, 부동산 중개 플랫폼 기업 등 다양한 컨소시엄 후보군들이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떤 회사들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혁신서비스의 다양성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어떠한 기업과 함께할지는 전혀 확정된 바 없지만 혁신성을 최우선 가치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SKT는 대한민국 대표 ICT기업으로 AI, 미디어, 자율주행, 양자암호 등 New ICT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New ICT 기술과 금융 서비스 융합을 통해 금융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우키움그룹도 1세대 IT벤처기업으로 30년이상 IT산업 발전을 함께한 ICT전문기업”이라며 “향후 금융, IT,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통한 신개념 융합기술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SKT가 보유한 11번가 플랫폼을 활용한 ‘오픈마켓 판매자 대출’ 등의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혁신서비스 제공 외 부가적 효과도 있어…미참여 금융사 ‘예의주시’
혁신서비스 제공 이외에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여겨지는 토스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한금융은 ‘혁신’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라며 “20~30대 젊은 고객들이 주로 활용하는 토스와 함께함으로써 미래 충성고객들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는 금융그룹 역시 인터넷은행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주요 금융그룹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 위주로 가는 흐름은 거부할 수 없다”며 “이제는 주거래라는 개념도 없어지기 때문에 결제 시장이나 송금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본적으로 금융업은 신뢰와 자본 규모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아직 은행업 전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고객들의 거래 패턴이 변화하는 속도나 신뢰가 쌓이는 정도를 예의주시하며 타 기업과의 협력을 진행, 모바일 경쟁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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