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2분기 실적발표에서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코로나19 장기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고객 이탈 추세 등 수익성이 악화할 거란 업계 우려를 보기 좋게 불식하고 ‘어닝서프라이즈’ 달성에 성공했다.
예상외 호실적에 하나금융은 중간배당까지 단행했다.
금융당국이 앞서 중간배당 자제를 권고했지만,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고도 남을 만큼 대규모 이익이 나자 주주들과 약속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 2012년 이후 최대실적 달성…비은행 부문 계열사 '공'
하나금융은 올해 2분기 6876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1조 3446억원을 거뒀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수준이다.
호실적을 거둔 데에는 비은행 부분 계열사 공이 컸다.
하나금융투자 1725억원, 하나캐피탈 841억원, 하나카드 653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실적 대박에 코로나19 관련 손실흡수 능력 확보를 위한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마련했다. 2분기 중 4332억원의 충당금 전입액을 적립했다. 상반기말 기준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2.5% 증가한 5525억원으로 그룹 전반 손실흡수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와 동일한 1.62% 수준이었고, 상반기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은 3조 9422억원이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그룹 자산건전성 지표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부실채권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전분기말 대비 2bp 하락한 0.45%를 기록하며 양호한 자산건전성 상태를 나타냈다.
◇ 호실적에 ‘중간배당’ 실시…은행은 제외
하나금융은 실적 발표 직후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해 초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금융권에 외형 확대, 내부 유보 확대 자제 등을 당부한 것을 두고 하나금융이 난감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전통적으로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금융당국과 주주들 눈치를 동시에 살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적 뚜껑을 열어보니 비은행 부문 이익(4076억원)과 글로벌 부문 이익(1695억원)만으로도 중간배당 여력이 충분했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다만 하나금융은 자금공급 능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간배당을 하기 위해 ‘은행’을 제외한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실제 전년 동기 대비 1401억원(11.6%) 증가한 1조 3446억원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을 실현했으나,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인 500원으로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배당성향은 12.45%에서 10.84%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발전심의회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간배당 결정은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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