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사 임직원들이 최근 6년간 170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횡령 건수는 감소했으나 한 건당 횡령액은 증가했다.
해당 기간 횡령 사고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고액연봉과 상여금을 받은 사실을 두고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무소속) 의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기관에서 총 1704억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횡령 건수는 2017년 68건, 2018년 65건, 2019년 62건, 2020년 50건, 2021년 46건, 2022년 8월 36건으로 감소했다.
다만 횡령사고 피해액은 2017년 144억원, 2018년 112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2019년 131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20년 177억원, 2021년 261억원, 2022년 8월까지 876억원으로 2017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횡령권 규모가 가장 큰 금융권은 은행(894억원)이었다. 다음으로 상호금융(256억원), 자산운용(167억원), 저축은행(149억원)이었다.
금융사별 임직원 횡령액은 우리은행(716억원)이 가장 많았다. 단위농협(153억원), 하나은행(69억원), 수협(68억원), 신협(61억원), NH농협은행(29억원), IBK기업은행(27억원), KB손해보험(12억원), 삼성생명(8억원), 신한은행(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횡령 발생 건수로는 단위 농협(59건)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협 58건, 수협 19건, 하나은행 17건, 농협은행 15건, 신한은행 14건, 기업은행 10건, 우리은행 9건, KB국민은행 7건, 삼성생명 5건이었다.
이처럼 횡령사고가 빈발하는 중에도 해당 금융사 임원들은 억대 연봉과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년간 3회 이상 횡령 사고가 발생한 은행, 보험, 상호금융 11개사의 등기 임원들은 이 기간 642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성과급을 챙겼다. 특히 지난해 261억원의 횡령 피해가 발생한 당시 등기 임원은 연봉과 성과급으로 168억원을 챙겼다.
양 의원은 “동일한 금융사에서 횡령 사고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재발 방지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의 신뢰를 잃고도 횡령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사고 발생 당해연도까지 고액연봉과 상여금을 챙긴 것은 금융계의 고질적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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