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월)

  • 맑음동두천 12.6℃
  • 맑음강릉 11.6℃
  • 맑음서울 13.1℃
  • 맑음대전 14.3℃
  • 맑음대구 14.4℃
  • 맑음울산 11.6℃
  • 구름조금광주 15.6℃
  • 맑음부산 13.0℃
  • 맑음고창 14.9℃
  • 맑음제주 14.0℃
  • 맑음강화 10.4℃
  • 맑음보은 13.9℃
  • 맑음금산 14.2℃
  • 구름조금강진군 15.1℃
  • 맑음경주시 14.8℃
  • 구름조금거제 12.7℃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대법 "현금 인출 전 붙잡힌 보이스피싱 수거책도 처벌 마땅"

"범행인 줄 알았다면 실현 안 됐어도 혐의 성립"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임을 알고도 '인출책'이 돼 남의 카드를 넘겨받았다면 그 자체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3)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023.1.12.선고 2021도10861판결)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얼굴을 모르는 B씨로부터 대가를 약속받고 타인의 체크카드 두 장을 퀵서비스로 수령·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의 '함정수사'로 검거됐다. 범행 제보를 받은 경찰이 체크카드를 마련해 퀵서비스로 보낸 뒤 A씨가 카드를 받자마자 그를 체포했다.

 

재판의 쟁점은 A씨에게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 매체(카드) 보관죄'가 성립하는지였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원심(2심 인천지방법원 2021.7.22.선고 2020노4371, 2021노1317병합판결)은 A씨가 '인출 행위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했을 뿐 '보관 행위의 대가'를 받는다고 약속한 게 아니라며 보관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체크카드가 실제 범죄에 쓰인 것도 아니니 '범죄에 이용할 목적'도 없었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반면 대법원은 유죄 판단을 내렸다. 범죄 목적은 '내심의 의사'이므로 카드를 받을 당시 A씨의 '주관적 인식'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체크카드가 불법 행위에 쓰일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돈을 벌려고 수거책을 자임했으니, 인출 범죄가 실현됐든 아니든 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목적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래 상대방이 접근 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가 실행됐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금의 인출을 돕기 위해 수수료를 약속받고 접근 매체를 보관하는 행위가 처벌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금융 계좌의 범죄 이용 근절이라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