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10.4℃
  • 연무서울 8.3℃
  • 맑음대전 12.7℃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4.7℃
  • 맑음광주 13.0℃
  • 맑음부산 13.6℃
  • 맑음고창 11.2℃
  • 맑음제주 12.8℃
  • 구름많음강화 5.3℃
  • 맑음보은 11.2℃
  • 맑음금산 11.0℃
  • 맑음강진군 13.6℃
  • 구름많음경주시 13.9℃
  • 맑음거제 12.1℃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대법 "현금 인출 전 붙잡힌 보이스피싱 수거책도 처벌 마땅"

"범행인 줄 알았다면 실현 안 됐어도 혐의 성립"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임을 알고도 '인출책'이 돼 남의 카드를 넘겨받았다면 그 자체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3)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023.1.12.선고 2021도10861판결)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얼굴을 모르는 B씨로부터 대가를 약속받고 타인의 체크카드 두 장을 퀵서비스로 수령·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의 '함정수사'로 검거됐다. 범행 제보를 받은 경찰이 체크카드를 마련해 퀵서비스로 보낸 뒤 A씨가 카드를 받자마자 그를 체포했다.

 

재판의 쟁점은 A씨에게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 매체(카드) 보관죄'가 성립하는지였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원심(2심 인천지방법원 2021.7.22.선고 2020노4371, 2021노1317병합판결)은 A씨가 '인출 행위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했을 뿐 '보관 행위의 대가'를 받는다고 약속한 게 아니라며 보관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체크카드가 실제 범죄에 쓰인 것도 아니니 '범죄에 이용할 목적'도 없었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반면 대법원은 유죄 판단을 내렸다. 범죄 목적은 '내심의 의사'이므로 카드를 받을 당시 A씨의 '주관적 인식'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체크카드가 불법 행위에 쓰일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돈을 벌려고 수거책을 자임했으니, 인출 범죄가 실현됐든 아니든 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목적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래 상대방이 접근 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가 실행됐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금의 인출을 돕기 위해 수수료를 약속받고 접근 매체를 보관하는 행위가 처벌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금융 계좌의 범죄 이용 근절이라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