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발 0%대 금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사상 유례없는 '제로 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
고객들은 여유 자금을 은행에 맡겨도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상황에 직면, 은행권 정기예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7조9059억원 감소한 513조6341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8년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정기예금 잔액이 전월 대비 10조 985억원이 급증한 바 있다. 2019년 5월 역시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6조8910억원으로 늘었다.
호조세를 유지하던 정기예금 잔액이 올해 들어 갑자기 급감한 데에는 '낮은 금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75%에서 0.25%포인트 내린 0.5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줄이며 '빅 컷'을 단행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한은의 결정에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 인하로 발 빠르게 대응했다.
KB국민은행이 총대를 멨다. 지난 2일 KB국민은행은 주력 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전 계약 기간에 대해 0.3%포인트 일괄 인하했다.
이밖에 수신상품 금리도 인하할 것을 예고했다. 우선 '내 아이를 위한 280일 적금'을 포함한 50개 상품에 대해 오는 5일부터 인하된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인 'KB우대저축통장'과 'KB우대기업통장'은 8일부터 금리가 인하된다.
업계는 KB국민은행이 예금금리 인하 신호탄을 쏜 것을 두고, 다른 은행들도 줄줄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기준금리 하향 조정이 확정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첫 예금금리 인하가 나온 것에 대해 은행들의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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