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토)

  • 구름많음동두천 26.6℃
  • 흐림강릉 24.0℃
  • 구름많음서울 25.9℃
  • 흐림대전 26.2℃
  • 흐림대구 24.4℃
  • 구름많음울산 25.4℃
  • 소나기광주 26.6℃
  • 흐림부산 27.4℃
  • 흐림고창 27.9℃
  • 맑음제주 32.1℃
  • 구름조금강화 25.4℃
  • 흐림보은 22.9℃
  • 흐림금산 24.4℃
  • 흐림강진군 28.0℃
  • 구름많음경주시 26.8℃
  • 흐림거제 27.4℃
기상청 제공

[전문가 칼럼] 상속세 개편 방안에 대한 고찰

 

(조세금융신문=이성호 세무사) 개편방안① 유산취득형 계산구조 도입

 

지난 수 년 동안 상속세 개편방향으로 많이 거론되는 것이 증여세와 같이 계산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망자의 전체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우선 계산해놓고 각자 상속받는 비율만큼 세금을 나눠서 부담하는 현재 계산방식에서, 상속을 받는 사람들이 각각 상속받는 금액에 따라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실무적인 문제에 놓일 수밖에 없다. 늘상 이야기하지만 상속세는 감정이 섞인 세금이다 보니 상속인 간 의견차이로 재산분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가정법원 통계에 따르면 상속재산 분할청구소송 건수는 2021년에 2380건으로 지난 2016년 기준 1233건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래서 계산방식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상속인 간 재산분할이 원활하지 않아 세금확정이 어렵고 국세청에서도 재산분할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상속세 신고기한이 경과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당연히 소송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든 신고기한 내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비중이 높아지므로 과세당국에서는 이를 계속 추적관리하는데 소모되는 행정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개편방안② 소득세 공제방식의 적용

 

일반적으로 상속세가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중과세다. 상속받은 부동산의 당초 구입 당시 취득세를 납부하고, 보유하는 과정에서 재산세 및 종부세가 부담된다.

 

또는 부모님께서 생전에 사업소득을 차곡차곡 모아 부동산 하나 장만했다고 가정하자. 부동산 취득자금의 원천인 사업소득 역시 얼마간 소득세를 납부하고 남은 잔액일 것이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살아생전에 기납부한 소득세 상당액을 상속세에서 공제해주자는 의도다. 더욱이 요즘은 국세청 전산화가 매년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한 개인이 본인의 소득세를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든 누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평소에 소득세도 더 성실하게 낼 이유도 생기고 이중과세라는 인식도 들지 않게 소득세를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역시 문제될 소지는 다분하다. 일단 ‘언제까지 납부한 소득세를 공제할건가’라는 문제다. 왜냐면 사망 10년 전까지는 사업이 잘 되어 많은 소득세를 납부하다가 은퇴 이후 별다른 소득이 없다면 납부한 소득세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고 공제대상인 소득세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공제대상 소득세를 특정하기 위해 일정기간을 정하자니 개인별로 또는 생애주기별로 매년 일정하게 소득세를 납부한 게 아닐 것이므로 정량적으로 소득세 납부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편방안③ 자본이득세로의 전환

 

그렇다고 상속세를 아예 없애는 대신에 캐나다처럼 사망하고 받은 재산을 먼 미래에 처분할 때 자본이득세로 부담하자는 의견도 있다. 근데 이건 늑대가 가고 호랑이가 오는 격이 될 수 있다.

 

왜냐면 결국 양도세에 준하는 자본이득세는 현재 재산가치 대비 과거 취득 당시의 재산가치의 차액에 따른 세금이 결정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상속세보다 세금이 더 크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부모님이 사망일로부터 50년 전에 취득한 부동산을 상속받아서 자녀가 사망일로부터 50년 이후에 처분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100년이라는 기간동안 늘어난 재산가치만큼 자본이득세가 발생될 것인데 과연 이것이 상속세부담보다 적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세율만 비교하더라도 양도세율이 더 클 수 있다. 상속세 최고세율이 50%인 반면 양도세 최고세율은 45%이다.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합하면 최고세율은 49.5%이다. 만약, 비사업용 자산이라면 여기에 10%가 더 가산된다.

 

상속세를 개편하는 것은 근본적인 과세체계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수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대수선 작업이다. 긴 호흡으로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공익적 목적과 납세권 보장이라는 납세자의 권익실현 사이에서 부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개편을 기대해본다.

 

 

[프로필] 이성호 세무사

•(현)대구광역시 감사청구심의위원
•(현)한국세무사회 중소기업위원회 상임위원
•(현)경산시 마을세무사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조세법학과 석사
•저서《부의 이전》, 《나의 토지수용보상금 지키기》외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가족의 가치 되찾아야 저출생, 고령화 해결”…베트남 학자의 진단과 처방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베트남에서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관 양쪽에 바나나 나무를 넣어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나나 나뭇잎은 말라서 노랗게 변해도 줄기를 감싸안고 생명 유지기능을 포기하지 않죠. 낙엽이 뿌리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팜 민 투이(Pham Thi Minh Thuy) 호치민 국립정치아카데미-지역정치아카데미 교수가 지난 8월 20일 기자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투이 교수는 베트남 공산당 고위 간부들에게 인간 및 사회윤리 과목을 강의하는 직책을 맡고 있다. 투이 교수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 2023년 4월 인구 1억명을 넘었다. 하지만 도시를 중심으로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고 인구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정치수도 하노이와 최대 경제도시 호치민의 출생률이 급락, 유지해오던 전국 평균 합계출생률 2.0이 무너졌다. 베트남 젊은이들 대부분은 자기발전을 위해 부모 품을 떠나 도시로 나간다. 돈을 벌더라도 주택과 결혼, 취업 지원 또는 대학원 등 고등교육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자동화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높은 실업률로 ‘괜찮은 일자리’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하다. 취업 자체가 어렵지만, 취업하더라도 일자리를 유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