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산업은행이 업무상 불가피하게 서율에 잔류해야 하는 조직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을 모두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식을 선택하겠다고 금융위에 보고한 가운데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은 측 보고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은 “1단계 컨설팅 용역보고는 생략하고 바로 2단계 컨설팅 보고서 요약본을 제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엉터리 주문제작 용역보고서로는 국회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없으므로 부산이전의 타당성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3월부터 ‘산업은행 정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도출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계획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서는 산업은행 이전 관련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부산 신(新) 본점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지역성장 중심형’과 부산 신 본점과 서울 여의도 지점에서 정책금융 기능을 병행 수행하는 ‘금융수요 중심형’이다.
결과적으로 산은 측은 업무상 불가피하게 서울에 잔류해야 하는 조직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모두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으로 옮기겠다고 금융위에 보고했다. 사실상 모든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의원은 산은이 부산 이전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건너뛰고 부산 이전을 전제로 한 정책역량강화 방안에 대한 결론을 의뢰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해당 용역보고서의 제목도 ‘국정과제인 한국산업은행 지방이전 추진시 산은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 마련’이다.
또 오 의원은 법 개정 토론이 필요한 것과 관련해 국회는 산은 측에 ‘산업은행 지방이전의 타당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산은 측도 1단계 컨설팅을 거쳐 이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기로 했으나, 1단계 컨설팅 용역보고서를 생략하고 바로 2단계 컨설팅 보고서 요약본을 제출한 점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산은 부산 이전을 두고 여야 간 갈등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측은 윤석열 대통령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마지막 단계인 산업은행법 개정에 대해 민주당이 수도권 이기주의에 빠져 억지 주장으로 강하게 반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내년 총선을 노리고 공공기관의 본점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 산은 본점 이전은 법개정이 필요한 사안인데도 정부가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맞받아 쳤다.
산은 부산이전을 앞두고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산업은행법 개정이다. 산업은행업 개정안은 본점 위치를 ‘서울시’로 고정한 산업은행법 조항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국회 정무위원회 파행 등으로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 반발도 극심하다. 정청 산업은행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컨설팅은 산은의 부산 이전의 타당성, 이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에 대한 검토가 전혀 없었고 본점 이전의 기대효과도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반영했다”며 “알맹이 하나 없는 텅 빈 컨설팅에 10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은 배임 행위에 가깝다”며 산은 측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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