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세청이 세방그룹을 정조준했다.
주력 계열사인 세방전지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함으로써 세방전지는 물론 계열사와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세방전지 측은 국세청 세무조사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18일 사정당국과 아주경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세방전지를 찾아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예치했다.
해당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4~5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정기 조사가 아닌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세청은 불과 2년 전인 지난 2020년 세방전지 모회사 격인 세방과 이앤에스글로벌 대상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 수십억대 법인세 추납…몸통잡기, 이미 2년 전 시작됐나
앞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2020년 6월 세방과 이앤에스글로벌 대상 특별세무조사 실시 후 어떤 처분을 내렸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당시 세방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8억1300만원의 법인세 추납액이 계상돼 있는 점이 발견된다.
일련의 의혹이 제기되게 된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세방의 모태를 살펴보면, 1960년 이의순 세방 명예회장이 한국해운으로부터 출발한다. 당시 회사는 소규모 해운 대리점 수준이었으나 이 명예회장은 세방기업을 설립하고 세방전지를 인수하며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두 회사는 세방의 핵심 축이 됐다. 세방(세방기업의 후신)은 물류업을 담당하게 됐고 세방전지는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하며 현재 전지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취재진 확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세방의 유동성과 비유동자산을 합친 자산총계는 1조2688억원, 매출액은 6859억원이었다. 세방전지의 자산총계는 1조7320억원이고, 매출액은 7149억원이었다. 전지제조와 물류 두 축을 중심으로 중견그룹 성장한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상웅 회장 취임인 2013년 그룹의 지배구조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이다. 2013년 이전까진 세방이 세방전지와 세방산업, 세방하이테크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며 세방의 지주회사격으로 통했다.
그러다 2009년 이상웅 회장으로의 2세 승계를 앞두고 세방하이테크가 시스템통합(SI)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이앤에스글로벌을 설립하게 된다. 이때 이앤에스글로벌은 당시 대표던 이상웅 회장이 지분을 80% 보유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즉 세방의 지배구조는 당초 창업주인 이의순→(주)세방→세방전지→나머지 계열사 구도에서 2세 승계 이후 오너 2세인 이상웅→이앤에스글로벌→(주)세방→세방전지로 전환된 것이다.
이후 이앤에스글로벌을 통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앤에스글로벌이 공시한 마지막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9년 기준 이앤에스글로벌이 특수관계법인과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은 연 매출 69억원의 90% 수준인 6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세방전지에서 25억9000만원, 세방에서 27억9000만원 등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통해 벌어들이는 배당 수익 역시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1999년에서 2005년까지 이앤에스글로벌이 6년간 현금 배당한 금액만해도 50억원 정도인데, 이 회장의 지분율이 80%인 점을 고려할 때 당시 40억원이 이 회장의 몫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방전지 측은 세무조사 관련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본지 취재진은 세방전지에 세무조사 진행 상황과 일감 몰아주기,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의혹에 대한 회사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 통화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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