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초록뱀미디어가 속한 초록뱀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7월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이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 관계사에 대한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은 초록뱀그룹 내 계열사 간 거래와 세금탈루 여부 등을 파헤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사정당국과 아주경제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 국세청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강남구 초록뱀미디어 본사에 투입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 등을 예치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원 전 회장이 구속된 이후 진행되는 것인 만큼 검찰 조사의 연장선상에서 세금 부문에 대한 불법 행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비정기 또는 기획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기업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 또는 첩보가 있을 때 조사를 시작한다. 그런 만큼 이번 세무조사가 일반적 정기세무조사는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초록뱀 그룹의 지배구조는 오션인더블유→씨티프라퍼티(구 초록뱀컴퍼니)→초록뱀미디어→티엔엔터테인먼트(구 초록뱀이앤엠)으로 연결되는데 이번 세무조사는 초록뱀미디어, 오션인더블유, 씨티프라퍼티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지배구조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초록뱀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는 오션인더블유다. 원 전 회장의 아들 원성준 씨가 최대주주(51.0%)로 있는 곳이다. 이외 원 전 회장과 부인 강수진씨가 각각 31.9%, 1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외 올해 6월 말 기준 티엔엔터테인먼트는 초록뱀미디어가 57.97%, 초록뱀미디어는 씨티프라퍼티가 29.82 지분을 보유‧지배하고 있다. 씨티프라퍼티는 오션인더블유 22.12%, 에스메디(구 더메디팜·초록뱀헬스케어) 12.42%, 더앤투자조합 8.61%, 쿠엘투자조합 4.78%, 티엔엔터테인먼트가 4.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또한 이번 국세청 조사가 계열사간 거래 내역을 살펴보고 세금 탈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초록뱀그룹 측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면서도, 어떤 내용에 관한 것인지 등에 대한 사항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원 전 회장은 지난 7월 자본시장법 위반‧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배임)‧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조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원 전 회장과 빗썸의 실소유주인 강종현씨와 그의 여동생 강지연씨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빗썸 관계사인 비텐트와 버킷스튜디오가 보유한 전환사채(CB) 콜옵션을 원 전 회장 자녀가 출자한 회자에 무상으로 부여하고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하는 등 방법으로 이들 회사에 약 587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가 있다고 봤다.
또한 원 전 회장은 자녀 명의로 투자조합에 출자해 취득한 전환사채를 처분해 약 41억원의 증여세를 포탈하고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이용, 회사에 15억원 손해를 입혔으며 주가 상승으로 2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원 전 회장과 강씨 남매가 회사 재산을 사금고처럼 이용해 발행한 전환사채와 콜옵션을 사익 추구 목적으로 악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초록뱀은 원 전 회장 구속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정성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원 전 회장의 퇴임은 물론 그룹사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 대한 투자 금지, 정관상 목적 사업 중심의 영업활동 전개 등이 포함됐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