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5조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가격과 주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조3186억원 줄어든 2조5452억원으로 확인됐다. 금리 상승에 따라 통화안정증권(통안) 이자가 늘었고, 채권 및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서 유가증권 매매 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총수익은 전년 대비 1조9115억원 증가한 20조9946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에 따라 유가증권이자가 증가하고 외환매도 규모 증가로 외환매매익도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총비용(17조6982억원) 증가 폭(9조3565억원)이 총수익 증가 폭(1조9115억원)의 4배 이상이었다.
한은은 “지난해 순익 감소는 외화자산운용이자와 외환매매이익 증가 등으로 총수익이 증가했지만, 유가증권매매손과 통안이자 등 총비용이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초 1.00%에서 연말 3.25%로 치솟았고, 이달 기준 기준금리는 연 3.50% 수준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 가격은 떨어지고 그 결과 증권 매매손실이 발생한다. 또 통안증권 이자 지급이 증가하면서 한은에 손해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영업비용으로서 통안증권 이자를 1년 전(1조4635억원) 대비 4565억원 늘어난 수준인 1조9200억원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가증권 매매 손실이 2조7674억원에서 9조7307억원으로 6조9633억원 큰 폭 증가했다.
아울러 한은이 이날 공개한 외화자산 내역을 보면 현금성자산 비중이 전체의 10.0%로 전년5.2%와 비교해 거의 2배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조석방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작년은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았고 대부분이 달러화 변동성에 기인했는데 이에 따라 원화 변동성도 높았다”며 “즉각 투입 가능한 외화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판단해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가증권 비중은 줄었다. 특히 정부채 비중이 39.4%로 40%대 밑이었는데, 전년 44.9%보다 5.5%p 줄어든 수준이다. 회사채도 전년 대비 1.9%p 줄어든 11.0%였다. 주식 비중은 11.4%로 1.0%p 증가했다.
한은은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외화 유동성 확충 과정에서 보유채권 매각 등으로 정부채와 회사채 비중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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