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올해 상반기(1~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27조원 가량 늘어나면서 국내 가계부채 상황에 적색등이 켜졌다. 국내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주담대가 차지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예금은행 기준, 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총 11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대비 6조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 전달보다 1조7000억원 감소했으나 4월 들어 다시 전달에 비해 5조원 증가한 이후 6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5·6월(6조원↑) 두 달 동안에는 최대 증가폭이었던 작년 10월(6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6월말 기준)은 총 876조9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달과 비교해 6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37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000억원 줄었다.
6월 주담대 증가폭 6조3000억원은 작년 8월 증가폭 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올해 상반기 주담대 누적 증가액 26조5000억원은 지난 2021년 상반기 누적 증가 수준인 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의 경우 주택 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인해 증가폭이 확대됐다”면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반기 말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며 가계대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은행권에 협조를 요청한 상황에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달아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날 금융업계 등에 다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오는 11일부터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p(퍼센트포인트) 인상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의 금리인상 대상 상품은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KB스타 전세자금대출(비대면 전용) 등이며 상품별 인상 폭은 0.10%∼0.20%p 사이다.
같은 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모든 대출상품의 금리를 0.05%p 인상키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이보다 앞선 이달 12일부터 주담대 5년 주기형 금리 및 전세자금대출 2년 고정금리를 0.1%p씩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p 인상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9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 금리(5년 변동)를 0.1%p 올림과 동시에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최대 0.15%p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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