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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구(舊) 국평 84㎡ 인기 식고, 신(新) 국평 59㎡ 수요 늘면서 각광

 

(조세금융신문=장경철 부동산1번가 이사)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며 오랜기간 동안 사랑을 받았던 전용면적 84㎡의 인기가 최근 들어 식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장의 관심이 전용 84㎡에서 59㎡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84㎡는 4인 가구에, 59㎡는 1~2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해 보인다. 전국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하면 1600만에 달하는 주거형태의 변화가 ‘국민평형’의 기준을 바꾼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의 증가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약 평균 경쟁률은 전국 소형 아파트(전용 60㎡ 이하)가 10.35대 1인데 중소형(전용 60~85㎡)이 5.58대 1이었다.

 

그런데 수요는 늘고 있는데 정작 공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수도권에 공급된 전용 60㎡ 이하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의 29.5%(7만 7548가구)에 그쳤다. 연말까지 예정된 수도권 전용 60㎡ 이하 공급량도 전체의 4.9%인 3887가구에 불과하다.

 

수급이 불안하다 보니 소형 아파트 몸값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서울 강남권이 아닌 단지들도 전용 59㎡가 10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공급에 한계가 있는 대도시일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 여파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전용 59㎡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와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15년 가임 여성 1명당 1.24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매년 줄어 2023년에는 0.72명으로 급감했다.

 

출산율 하락에 따른 가구원수 감소로 1~2인 가구 증가세는 가파르다. 2015년 1019만 7000가구에 불과했던 1~2인 가구수는 2022년에는 356만 6000가구 줄어든 1376만 3000가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인 이상 가구수는 481만 3000가구에서 382만 6000가구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약시장에서는 중소형 아파트가 더욱 주목 받는 분위기다. 올 1분기(1~3분기) 기준 85㎡ 이하 일반공급 물량은 총 5만 76가구이며 총 청약자 수는 30만 5309건이다. 반면 85㎡ 초과는 총 1만 867가구가 일반공급됐으며 청약 건수는 3분의1 수준인 9만 703건에 불과했다.

 

분양가 상승 여파로 자금 마련의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메이플자이’ 1순위 청약에서는 전용 59㎡A 타입 평균 경쟁률이 3574대 1을 기록하면서 전체 평형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B 타입 역시 평균 경쟁률이 3317.5대 1에 달했다.

 

또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 전용 59㎡ 1순위 청약의 경우 22가구 모집에 2879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130.86대 1을 기록, 전용 84㎡ 최고 경쟁률(77.20대 1)의 약 두 배 가까이 높은 인기를 보였다.

 

전용 59㎡ 등 중소형 평형의 인기는 일반분양이 아닌 기존주택 거래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 6월 35억 8000만원(10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3.3㎡당 무려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인근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도 지난 5월 3. 3㎡당 1억 2750만원 수준인 30억 6000만원(14층)에 손바뀜됐고,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59㎡도 지난 5월 32억원(5층)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외에도 이날 기준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지역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 1749건으로 전용 60~85㎡ 거래 건수(1만 1523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소형 아파트의 수요층인 3인 이하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서울에서 6억원 미만의 소형 아파트도 찾기가 힘들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서울에서 매매거래된 59㎡ 이하 아파트의 37%만이 6억원 미만 거래로 조사됐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5월 기준)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해당 기간 동안 서울의 전용 59㎡ 이하 아파트는 매매 거래량이 총 8180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분양가 부담도 커지면서 ‘국민평형’의 인기가 전용면적 84㎡에서 전용면적 59㎡로 옮겨 가고 있는 모양새며 1~2인가구 증가와 전셋값, 분양가의 상승으로 소형 아파트 매물과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부동산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하면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 주거선택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어 전용 59㎡의 강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에 주류로 떠오른 젊은 MZ세대가 국민평형으로 더 알려져 있는 전용면적 84㎡보다 작은 59㎡ 주택을 더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용 84㎡는 너무 비싸 사기 어렵고,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더욱 강해지고 있어서다.

 

또한, 부모세대와 달리 재건축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 ‘몸테크’까지 해야 하는 구축 단지보다는 주거 환경이 좋고 자기 관리에 열심인 이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 5년 이하의 신축 단지를 더 선호하면서다.

 

 

[프로필]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현)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부동산 칼럼리스트
•(전)네이버 부동산 상담위원
•(전)아시아경제 부동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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