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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추경호, 올해 국고채 발행량 축소…밑 빠진 독 물 붓기 우려

고환율‧무역적자 등 밑 빠진 한국경제의 ‘독’
채권시장 투자유인 및 정부 유동성 공급은 ‘물’
독 밑바닥 깨졌는데 물 붓겠다는 정부
5.3% 내년예산 증가하는데 멋대로 긴축재정 해석
비교가능성 상실하면 신뢰성 확보 실패 가능성 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 경제의 밑바닥이 깨져나가고 있다. 한국 경제의 건전성은 기초체력인 무역수지와 대외신용지표인 환율로 확인된다. 하지만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규모로 바싹 다가가고 있고, 솟구친 환율은 떨어질 기미가 없다.

이 가운데 정부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자본 공급)로 나가고 있다. 채권시장에 50조원 이상 유동성을 붓고,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통해 외국자본을 국고채 투자에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투자도 체력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지 순간의 밀물에 따라 들어오는 투자는 썰물 때면 빠지게 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올해 남은 기간 중 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며 조정폭은 시장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제9회 KTB(Korea Treasury Bond)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국고채 가격 안정에 집중됐다. 국고채 발행 및 관리를 위해 발행모형과 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시장 상황별 대응 계획도 재정비할 계획이며, 2024년 1분기까지 30년 국채 선물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장기 국고채는 20년까지다.

 

또한, 외국인의 투자를 끌어올 수 있도록 국채전문 유통시장 전용망을 활성화하는 한편 변동금리부 채권 등 국고채 상품의 다변화도 검토해 국채시장 연관 인프라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이날 발언의 배경은 정부의 세계국채지수 편입 추진과 23일 채권시장 안정 등을 위한 정부 50조원 이상 유동성 공급 발언이다.

 

 

국고채는 국가의 가장 믿을 만한 대외신용가격이고, 회사채 가격은 국고채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한국 국채(국고채 포함)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미국은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달러가 많이 필요한 중진국과 신흥국 측 신용도에 출혈을 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 사이 국채 영향을 받는 회사채의 신용도가 미끄러져 내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등급) 3년물 간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20일 기준 128bp(1bp=0.01%p)까지 벌어졌다. 2009년 8월 13일(129bp)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조치가 균열의 방아쇠를 당겼다.

 

 

강원도는 레고랜드를 유치하며 레고랜드에 투자한 공사(강원중도개발공사)가 돈을 못 갚을 경우 대신 갚아주고 있었는데 이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거절하고, 공사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 조치로 시장에선 지방공사채에 대한 굳건한 신용이 깨졌고, 국내 채권시장이 무너져 50조 이상 나랏돈 투입 발언으로 이어졌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유승민 전 의원이 “강원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채권시장이 마비되고 금융시장에 공포가 덮쳤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위장 있고, 성과 없는 경제정책

 

정부 정책은 돈을 풀어서 국내 채권시장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외국인 자본의 국고채 투자를 촉진하게 하려면 상품을 꽃단장해야 하니 국고채 발행량을 줄여 국고채 가격하락을 방어하고, 국내 채권시장에 돈을 풀어 가격안정을 추구하는 한편, 정부는 외국인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이익에 세금을 한 푼도 거두지 않겠다고 미끼를 던지고 있다.

 

특히 세계국채지수에 편입하면 외국인 국고채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9일 외국계 은행들과의 간담회에서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외국인의 국채 투자 확대와 원화 채권 디스카운트(저평가) 극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대외신용도의 근본 위기는 무역적자 확대와 환율상승 등 독의 밑이 빠졌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밑 빠진 돈에 물(국내 채권시장 투자유도)을 부어서 수위만 어떻게든 조절해 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위기를 무역으로 풀어가는 국가인데 환율 급등으로 수입액이 늘어난 반면 수출액은 정체 상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무역적자는 338억4300만 달러에 달했다. 연말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로 성큼 다가섰다.

 

특히 국내 최대 교역국인 중국 부문 적자 폭이 예사롭지 않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20일 사이 중국 수출은 16.3% 줄어든 반면, 수입은 10.9% 늘었다. 20일 만에 발생한 대중 무역적자는 11억5500만 달러에 달한다.

 

최상목 경제수석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취임 직후 탈중국을 선언했지만, 탈중국에 대비하는 산업구조조정 등 어떠한 구체적 정책을 내놓은 바 없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공급망 봉쇄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초도 대응에 실패했고, 후속 대응도 원칙적 답변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다.

 

환율에서는 미국 금리를 한 발 물러서서 끌려가는 형국이 되면서 시장 예측가능성과 시장 내성을 키우고 있다.

 

가계부채에는 금리 한 걸음, 한 걸음이 고통이지만, 국제신용시장에서 정부가 국제자본들에게 예상되는 조치를 하는 것은 스스로 한 수 밀리는 게임이다.

 

 

이러한 국제신인도 위기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산업의 고도화, 미래 전략산업의 육성 박차’ 및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말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산업 정책은 나온 바 없으며, 긴책재정도 자의적 숫자에 불과해 대외신인도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에서 의결한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예산 증감률을 구하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올해 2차 추경안을 기준으로 구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꾸준히 지켜오던 증감률 공식을 긴축재정으로 꾸미고자 자의적으로 바꾼 것인데 이 숫자는 과거의 숫자와 기준이 달라 통계청이나 나라지표 데이터에 넣을 수 없다.

 

비교가능하지 않은 숫자는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뜻이고,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를 국제적 자본이 모르지 않거니와, 원 기준대로 구하면 내년 정부 재정지출은 올해 607.7조원 대비 5.27% 늘어난 639조원이다.

 

코로나 19 발생 이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박근혜 정부 5년간 예산 평균 증가율은 5.3%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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