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절반가량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계 기업은 배당금, 로열티 등 해외 본사에 송금 명목으로 국내 소득을 줄이는 수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신고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기재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외국계 기업 1만630개 중 법인세를 0원이라고 신고한 기업은 4956개로 전체의 46.6%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인세를 0원이라고 신고한 외국계 기업 대다수(4940개)는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이었으나, 연 매출이 5조원 이상인 기업 2개, 1조원 이상 5조원 미만인 기업 7개,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인 기업은 7개가 법인세를 0원으로 신고했다.
법인세가 0원이 되려면 벌어들인 수입보다 사업상 지출이나 세금공제가 더 많아야 한다.
연 매출이 수천억, 수조원에 달하는 외국계 기업이 국내서 한 푼의 이익을 내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기 어렵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본사에 배당금, 로열티, 경영 자문 형태로 돈을 보내는 수법으로 한국에서 법인세를 회피했다는 사안이 거듭 보도된 바가 있다”라며 “외국계 기업의 세금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국세청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하고 물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다국적 기업 일부가 배당금 명목으로 해외본사에 송금하고, 원천징수를 회피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인 조세회피를 벌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라며 “저희가 해외 과세당국과 협의해서 응징하고 과세처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글이 자사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하는 앱 개발자에게 30%의 수수료 부과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입에 대해서는 당연히 과세해야 되는 것 아닌가”하고 물었다.
김 국세청장은 “(외국계 기업은) 국내 물리적 사업장이 없어서 과세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대답하자 김 의원은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는데 국세청이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협의해서 적극적으로 과세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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