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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수소TF] 이한우 단장, "에너지안보 과학기술만으로 해결 안돼...미중 패권경쟁이 핵심"

2022 한국수소 및 신에너지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이한우 "에너지안보 해결하려면 국제 정치적 관점에서 수소 바라봐야"

 

(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수소에 관련된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수소학회장에서 국제 정세에 관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논의됐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패권경쟁을 제대로 이해해야 에너지안보도 확보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한우 한국에너지공단 단장은 23일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수소학회에서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에너지안보’를 주제로 이같은 강연을 펼쳤다. 이 단장은 “에너지 안보가 확보됐다는 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 사업을 통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에너지가 충족되는 걸 뜻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제 정치 이야기를 하게 돼 놀랬을 것 같다”며 “에너지안보 문제가 과학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 정치적 관점에서 수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돼 발표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1989년 소련 붕괴 이후로 ‘안보’ 개념이 중요해졌다고 말하면서, 경제와 사회, 환경, 인간을 넘어 최근에는 우리가 붙일 수 있는 대부분의 단어에 안보라는 개념이 붙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위기나 코로나19 등의 문제도 국가나 국민에게 과거의 군사적 분쟁보다 더욱 심각한 안보 위기를 불러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단장은 미중패권에 대해 논의하는 이유를, 절대강자들의 싸움이 한국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진주목걸이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서남아시아로 진출하려는 전략이다.

 

진주목걸이 전략은 여러 개의 섬들을 진주목걸이처럼 연결해서 그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 전략을 뜻한다. 중국이 이러한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일본이나 한국이 중동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사들이는 루트를 흔들어 새로운 경로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대일로’라고 하는 시진핑이 제창한 국가체계가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공격하는 전략이다. ‘신 실크로드’라고도 한다. 해상 실크로드와 육상 실크로드를 통해서 중국의 세력을 전세계로 확산시키겠다는 개념이다. 중국몽은 그걸 완전히 개념화하고 이 모든 전략들을 통합한 전략을 뜻한다. 중국이 전 세계의 중심의 되는 것을 넘어, 지배하겠다는 전략이다.

 

남중국해의 경우, 인도양과 태평양을 이어주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이곳은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고 원유도 많다. 중국 입장에서는 서태평양으로 세력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발판이다. 그런데 그 땅과 맞닿은 바다가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 베트남, 필리핀 각국의 영해와 겹친다. 그러니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은 바다로 나가면 바로 외국 바다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거기다 중국은 그곳에 인공섬을 만들고 공원까지 건설해 자기들 영역을 보호한다며 다른 나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제법상 그곳은 영토로 인정받지 못하는 섬인데도 불구하고 그 지역을 지나갈 때는 항행 허가를 받으라고 요구한다. 다른 나라는 어쩔 수 없이 힘이 밀리니까 허가를 받지만,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그냥 지나간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이 수성을 하고 중국이 공격을 한다. 거기에 최근 솔로몬 제도 등의 지역에서 중국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그쪽 정치인들을 매수하고 영토를 확보하는 식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미중패권 경쟁이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 이한우 단장은 2차 대전의 발발 원인이 됐던 것은 미국이 일본으로 들어가는 석유 수입로를 차단하자 일본이 미국의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대규모 해전이 벌어져 확전된 것이 2차 세계대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에너지안보가 근대 이후에 벌어진 국제적 전쟁의 발발 원인”이었다며 “에너지주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군사적,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에너지 안보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유가가 폭등하거나 수입량이 줄어들거나 하면 제일 먼저 하는 대응 조치가 국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유를 푸는 것”이라며 “그 다음 외국과 계약한 기름을 빨리 들여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상황이 풀리면 또 지나가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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