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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수소TF]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두마리 토끼 다 잡아야

 

(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지역 군사특별작전 이후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에너지안보’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에너지안보는 에너지의 99%를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한국엔 매우 치명적인 이슈다.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가 에너지자립을 할 수 있는 카드로 ‘수소’가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을 수소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화석 연료를 공급하는 국가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수소 선도국에 비해 한국의 수소산업 발전은 더디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한국 수소경제의 현 위치와 나아갈 길’ 세미나에서 수소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이들이 지적하는 우리 수소경제의 현실과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한지 들어봤다.

 

우리 수소경제의 현 시점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수소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수소경제 확대 흐름에 비해 우리나라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는 수소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최대 1kg당 3달러까지 세액공제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리파워(RePower) EU’라는 계획을 수립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2030년까지 수소를 현재 소비량의 4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소, 정부 우선순위에서 밀렸나”

 

세미나 토론자로 참석한 이승훈 H2코리아 본부장은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대해 설명하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친환경산업이 화석연료와의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결국 친환경에너지에 투자할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정부의 지원정책이라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수소의 가장 큰 약점은 화석연료와 비교할 때 그 경제성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정부 보조금에 의해 수소경제를 확대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승훈 본부장은 정부가 신산업을 추진할 때, 기업이 기술개발과 투자를 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정권이 바뀌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발생하면서 수소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측면이 있다”며 “현재 기업들이 수소산업에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제도가 확정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IRA에도 수소에너지 지원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우리 정치권도 이와 같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소산업 컨트롤타워 생겨야”

 

“정보는 흘러야 한다. 지금은 전담기관과 유관기관의 소통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사실 수소경제위원회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추진단이나 센터를 두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전담기관 및 유관기관 소통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의사결정구조가 잘 작동하려면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버넌스가 어떻게 잘 굴러가도록 하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수소경제위원회가 우리에게 효과적인 수단인지, 아니면 별도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재조명해봐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무총리 산하에 있는 수소경제위원회만으로는 수소경제를 이끌어가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진수 교수는 수소가 에너지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너지산업은 산업부와 환경부 등 부처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통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기관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소산업은 결국 가스산업처럼 하나의 고립된 산업으로 남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전,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업계에 계시는 분들은 저희 한국가스안전공사가 계속 규제를 해서 산업 발전을 막는다고들 하신다. 하지만 한 번 큰 사고가 나면 그 산업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걸 막기 위해 안전을 강조하는 것이다. 산업을 훼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발전시키기 위해 한 배를 탔다.”

 

이주성 가스안전공사 수소안전정책처장은 수소 안전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든 산업 분야가 발전할 때는 안전보다 경제에 우선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수소경제도 사실 그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수소경제가 시작되던 시점인 2019년에 강원도 강릉 테크노파크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던 수소 시설이 폭파된 사실을 설명하며, 얼마 뒤 대통령의 노르웨이 해외 출장 방문 예정이었던 수소 셀프충전소에서도 마찬가지로 사고가 발생한 점을 꼬집었다. 그는 해당 사고들로 인해 수소경제에 대한 국민 우려가 확산됐으며 수소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의 경제 활성화 단계에서 사업자는 사업 동력을 얻기 위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가스안전공사는 수소경제 관련 제도개선과 대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지난 2019년 말 ‘수소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게 됐다. 종합대책의 핵심은 수소충전소 안전관리다. 대책은 크게 두가지로 안전영향평가와 정밀 안전진단 제도다.

 

안전영향평가는 입지여건을 평가하고 잠재적 위험 요인을 분석하는 등 시공단계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동시에 평가 결과는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충전소 건립 수용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안전진단 제도는 기존 법정검사를 강화한 제도로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하고, 안전 컨설팅을 병행해 더욱 세밀한 안전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주성 처장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수소경제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안전규제는 수소경제의 발전을 지연시키는 걸림돌로 보일 수 있지만, 안전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수소경제를 만드는 버팀목이라는 것이다. 다만, 안전정책 역시 수소경제 속도에 맞춰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수소에서 각각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결국 한 목소리를 낸 이슈가 있었다. 바로 ‘탄소중립’과 ‘에너지자립’이다. 전 세계가 ‘넷제로(탄소배출을 전혀 하지 않는 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져 ‘에너지 자립’이라는 과제도 함께 떠올랐다. 대외 에너지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소산업을 진두지휘할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심각하다. 정부는 탄소 중립과 에너지자립을 동시에 실현할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수소산업 1등 국가”라는 다짐을 실현하길 바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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