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대비)은 1.9%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기록한 1.4% 보다 0.5%p나 오른 것으로 지난해 9월(2.1%) 이후 최고 수치에 해당한다.
이번 물가 급등은 농수산물 가격인상과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지난해 동월 대비 7.1%나 상승했다. 이중 축산물은 0.9% 하락했지만 농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2%, 5%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채소류의 물가 상승률이 12.4%로 크게 올랐다. 시금치가 69.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파(43.6%)와 상추(43.1%), 고춧가루(34.1%) 순으로 물가가 급등했다. 이 영향으로 생활물가지수가 8월 1.3%에서 9월 2.2%로, 신선식품지수도 8월 3.2%에서 9월 8.6%로 올랐다.
석유류 역시 10.7%로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등유가 1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경유가 12.3%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용 LPG(10%)와 휘발유(9.9%)도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국은행 목표치(2.0%) 수준에 근접했지만 물가가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측 물가상승압력을 나타내는 근원물가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근원물가는 경제상황에 따라 물가변동이 심한 식료품, 석유류 등의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물가지수로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지표 중 하나다.
지난달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1.2%로 나타났다. 전월(0.9%) 대비 0.3%p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것은 경제활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역시 지난달 12일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지금은 인플레이션 과속이 아니라 저속이 우려되는 때”라며 “금리조정 과정은 물가상승률이 확대돼가는 것을 확인해가며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불균형을 이유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4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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