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상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p 올린 이후 1년 동안 단 한차례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부분 금통위가 1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채권 보유·운영 기관 76곳의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명이 ‘인상’을 예측했다. 동결을 예측한 이는 21명이며 인하를 예상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인상을 예상한 이들의 응답률은 79%로 지난달 조사 결과(33%)보다 크게 상승했다.
시장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평균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9월 1.84%에서 1.93%로 0.09%p 상승했다. 대출금리 역시 3.61%에서 3.64%로 0.03%p 상승했다.
수신금리는 지난 2015년 2월(2.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예대금리차는 2015년 4월(1.58%p) 이후 최소폭을 보였다. 한은은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상승 전망에 가장 큰 근거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지난 9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최대 0.75%p까지 확대된 상태며 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 금리인상도 예상된다.
만약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금리차는 0.1%p까지 확대되며 외국 자본 유출의 가능성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원에 따르면 한미 금리차가 0.25%p 더 확대될 경우 외국인 투자는 최대 15조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불균형 해소 역시 통화 정책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총 가계신용은 1514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5조원(6.7%) 늘어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 명목 국민 총소득 증가율(3.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이러한 점을 지적했다. A의원은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해 현 부채 조달 부담을 높이고 비효율적 투자요인을 낮춰 금융 불균형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으며 B위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가계소득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통화정책 측면에서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금리인상 결정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저물가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올해 처음 2%대에 진입했다. 지난 8일 임지원 금통위원 역시 “2016년과 지난해 2년 동안에는 환율이 물가흐름을 명백하게 끌어내리는 작용을 했지만 올해 들어와서는 그 영향 정도가 줄어들었다”며 향후 물가상승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근원물가 지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금리인상의 반대요소로 작용한다. 지난달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0.9%로 오히려 전월(1.0%)보다 0.1%p 낮아졌다.
고용지표 역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총 취업자수는 2709만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6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업률은 3.5%로 10월 기준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은 “내수나 수출 등 실물경제 지표를 보면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건은 아니지만 금융안정화 측면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미 금리차가 1%p 이상 벌어지면 신흥국 자본유출 충격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속도와 횟수는 단정할 수 없지만 금리인상 주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내년 역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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