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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유류세 인하, 공급망 위기에 여기저기서 '세금 타령'

美 유가 상승에, 적대 풀겠다…이란‧베네수엘라‧사우디에 연이어 손
협상 타결돼도 증산 어렵다, 장비 관리 안 돼
유류세 인하는 반짝 효과…고유가 장기화 버틸 준비해야 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근 여론이 유류세 인하를 합창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은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름 값은 고공활보 중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손대기 쉬운 유류세에 손을 댔다. 법정 인하 폭인 30% 가운데 중 20%를 썼다. 여론은 나머지 10%도 내리라고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유류세가 기름 값의 해법이 될지는 의문이다.

 

 

공급망 위기는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잠들어 있던 폭탄이었다.

 

세계화 이후 전 세계 기업과 국가들은 최저가 경쟁이라도 하듯 원자재의 가성비를 따졌다. 우수 가성비 공급처는 곧 유일한 공급처가 됐고, 경쟁자들은 나가 떨어졌다.

 

당장은 높은 가성비 덕분에 모두가 행복한 듯 했지만, 우려도 있었다.

 

특정 지역 원자재 의존은 공급선을 매우 얇게 만들었고, 이 얇은 선이 조금이라도 출렁이면 물가는 그의 곱절로 출렁일 게 분명했다. 가성비가 물가의 방어력을 유리벽만큼이나 연약하게 만들었다.

 

세계 공급망 위기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러한 우려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 기름 앞 영원한 적은 없다

 

당장 최대 관심은 기름값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가 3월 27일 기준 미국 평균 유가는 갤런당 4달러 24센트다. 1년 전 평균 2달러 86센트에서 급증한 수치인데 이는 미 행정부가 감당하는 심리적 가격인 4달러 선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1982년 이후 40여년 만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7%에 달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달인 올 1월에는 7.5%, 2월에는 7.9%로 상승세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치밀어 오르는 유가와 물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 바이든 행정부에 못을 박았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텃밭인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2.3%p 차로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에 주지사 자리를 내줬다. 이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0.1%p 격차로 이긴 지역이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지지도 깜깜해지고 있다. AP통신이 이달 17∼21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과 함께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3%였다. 갤럽이나 CNN 등 다른 기관도 ‘저조’ 팻말을 들었다.

 

미국 내 유가가 갤런당 5~7달러로 올라간다면 선거 필패는 거의 확정적이 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3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회동을 가졌다. 이후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현 8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매장국이지만 장기간 설비 관리가 안 돼 펌프가 작동할지 알 수 없다.

 

핵 협상이 걸려있는 이란과는 다시 연장전을 치르고 있다. 이란은 50만 배럴 증산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협상 상당부분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의 사보타주가 발목을 잡았다.

 

당장은 미국이 이란과 어깨동무를 하려 하겠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가 끝나면 얼마든지 뒤통수를 때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란은 과거 역사에 촉각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지만, 베네수엘라처럼 설비 관리가 안 돼 50만 배럴 증산 가능성은 쉽지 않다.

 

그나마 당장 밸브 여력이 있는 건 사우디 왕가지만, 아무런 증산 약속도 받지 못 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사우디 왕세자를 지목해 양국 갈등이 심화됐었다.

 

 

미국 내 셰일가스를 푸기도 어렵다. 셰일가스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수압파쇄법은 지하수 오염을 일으켜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대상에 올랐다. 오염을 감수하고 증산을 하려해도 장비의 가격이 6배나 올랐다.

 

셰일가스의 선구자 체셔피크 에너지가 2020년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가 유가 상승기에 극적으로 구사일생하기는 했다. 그러나 체셔피크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미래 위험을 감수하고 고액단가와 유가 변동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 유류세가 기름값 잡을 수 있나

 

현재 여론에서는 거의 만장일치로 유류세 인하 합창을 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는 기름값 해법일까.

 

세금이 부동산 해법이 아닌 것처럼 기름도 아니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유류세를 낮추면 잠깐 효과는 있겠지만,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대응 수단이 될 수가 없다”며 “부유층에게 혜택이 큰 유류세 인하는 맞는 방법도 아니고 효과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민이나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바우처(쿠폰 식 보조금)를 주고, 나머지는 공급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티는 것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유류세는 쓴 만큼 내는 세금인데 부유할수록 에너지 소비량은 급증한다. 쉽게 말해 대형차나 스포츠카는 부유층이 몰고 다니고 서민은 소형이나 준중형은 탄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에너지세제의 현황과 정책과제’ 연구에서 유류세 인하는 부자혜택이 더 큰 조치라고 보고 유류세 인하보다는 오히려 장기적 고세율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류세 인하가 금기의 수단은 아니며, 캘리포니아, 영국, 호주 등은 유류세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영국은 북해유전 지분,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버금가는 부자 주이다. 한국보다 다 잘산다. 호주는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작지만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자원부국이다.

 

기름은 쓰는 양도, 생산량도 늘리거나 줄이는 게 대단히 어렵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전투는 잠시 중단될 수 있겠지만, 러시아-서방간 대립은 장기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선택도 서툴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안 교수는 “대부분 주요국들은 내 세금은 내면서 유가 급등을 버티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바우처 준다”며 “이미 유류세 인하 20%를 해줬으니 그건 그대로 가고, 세금 거둬서 어려운 데 쓰는 게 맞다. 어려운 데 써야 할 돈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라고 권고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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