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년 3.8조원을 일하는 저소득 서민가구에 직접 지급한다.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9000억원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서민소득을 올려 침체된 내수소비를 끌어올리고, 주택에 집중된 투기수요를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3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18 세법개정안을 확정했다.
우선 저소득가구에 지급하는 근로·자녀장려금에 재정투입분 대다수를 배치했다. 세입부문에서는 고소득·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강화한 종합부동산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종부세는 다주택자와 실거주 목적 외 투자·임대목적의 주택보유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며, 사업용 토지는 종전 과세율이 유지된다.
내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분리과세는 예정대로 시행하되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라 공제에 차등을 두었다.
대기업의 경우 큰 감면도, 큰 부담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주사 지분율 관련 세부담은 늘어났다. 나머지 세제개편은 지난해 만든 일자리·혁신·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부분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해외진출 대기업도 국내 부분 복귀 시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신성장·혁신투자를 중심으로 가속상각이나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단, 지주사가 자회사로 받는 배당금을 통한 공제(익금불산입)가 지분율에 따라 차등화됨에 따라 직접 지배력을 강화하지 못하면 세금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OECD 등 국제사회로부터 형평성 위배란 지적을 받았던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이 폐지됐다. 역외탈세와 관련해서는 제척기한과 해외금융자산 신고의무 관련 부분적 보강이 이뤄졌다. 면세점 업계의 면허 갱신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며 종사자들의 고용안정과 면세점 활성화에 일부 역점을 뒀다.
여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맥주 세금 종량제 도입, 가상화폐 과세방안은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에 따라 5년간 2조5343억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목별로는 소득세 3조73억원, 법인세 4581억원, 부가가치세 939억원이 각각 감소하고,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조합 예탁금 등 저율분리과세 전환으로 기타 부문에서 1조250억원의 세수 증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소득계층별로는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서는 3조2040억원의 세부담이 줄어들지만, 고소득자와 대기업은 7882억원의 세부담이 늘어나고, 외국인·비거주자·공익법인들은 1185억원이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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