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납부세금 10만원 당 1점씩 주는 일종의 마일리지인 세금포인트가 아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없는 이름만 정책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5년간 사용률이 1%도 안 되기 때문인데 쓸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은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세청이 납세자들에게 지급한 세금포인트는 81억점이었지만, 이중 사용 포인트는 5600만점, 실사용률은 0.69%에 그쳤다.
74억 포인트를 받은 개인들의 사용률은 0.57%인 반면, 6억9000만 포인트를 받은 법인은 2%로 조금 더 나은 사용률을 기록했다.
이유는 세금포인트의 태생적 한계 때문.
세금포인트는 납부한 세금만큼 납세자가 편익을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2004년 도입됐다.
당시 국세청은 당장 세금 낼 돈이 없어 납세유예할 때 세금포인트를 쓸 수 있게 했지만, 대부분의 납세자는 쓸 일이 없었다.
원천징수 대상인 근로자는 납부유예할 일이 없고, 법인들은 적자가 나면 세금납부는커녕 적자만큼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부가가치세나 중간예납 등 일년에 몇 번이고 세금 낼 일이 있는 개인 사업자나 중소기업들 정도였다.
이렇게 10년 넘게 세금포인트가 방치되면서 근로자들이 보유한 세금포인트는 쓰이는 일 없이 거의 매년 억 단위로 쌓여 갔다.
지난 정부는 개인 세금포인트 사용 촉진 방안을 마련하라고 국세청에 지시했고, 국세청은 지역 중소기업들과 어렵사리 협약을 맺어 세금포인트 할인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 요금 할인(일반 관람은 무료) 등의 혜택을 마련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세금포인트는 쓰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손만 가고 혜택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할인몰에는 살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은 데다 몇 백원~천 원 할인을 받자고 일일이 홈택스에 로그인해 복잡한 메뉴를 뒤져야 했다.
세금 10만원 당 1점이라는 저조한 마일리지, 몇백원~천원 정도의 낮은 혜택, 공동인증서 로그인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사용방법 세 가지가 겹쳐 세금포인트는 쓸래야 쓸 이유가 없는 제도가 됐다.
급선무는 이용방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 등 대중성 있는 사용처가 있지만, 할인액은 크지 않은 반면 홈택스 로그인-메뉴탐색-세금포인트-쿠폰발급-쿠폰 프린터 출력-온라인 특별기획전 현장결제 등을 요구하니 등 이용이 매우 까다롭다.
서영교 의원은 “사업 실적이 저조한 것은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이 제도를 알고 있는 납세자가 별로 없고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사용처가 적었기 때문”이라며 “사용처를 늘려 보다 많은 납세자들이 포인트를 활용하도록 하는 등 납세자가 확실하게 혜택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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