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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합격했는데 갈 자리가 없다고요?…청년공인회계사회 “회계사 선발, 감축 절실”

[사진=청년회계사회]
▲ [사진=청년회계사회]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청년공인회계사회가 미지정 회계사들의 고충을 듣고 연탄 봉사활동을 통해 연대와 나눔을 실천했다.

 

지난 10일 청년공인회계사회는 미지정 회계사들과 함께 연탄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 545만원을 전달했다.

 

공인회계사들에게 가장 바쁜 시기인 12월(기업 결산 달)에도 땀 흘려 참여한 봉사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병찬 청년공인회계사회 회장은 “바쁜 시기에도 많은 분이 시간을 내어 봉사에 참여해 주셨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봉사는 미지정 회계사들에 대한 고충을 듣는 자리로 이어졌다.

 

한 미지정 회계사는 “정부에서 회계법인의 수요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과 공기업의 회계 수요를 반영해 선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회계법인 채용 이후 특별한 취업시장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일반 기업과 공기업은 경력직 회계사만 모집하고, 신입 회계사로 지원할 수 있는 자리는 거의 없었다. 또한 몇 년 동안 취업준비만 했던 인원들과 4년 넘게 회계사만 준비했던 제가 일반 취업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일부 모집 중인 자리도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이며, 이마저도 구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회계사는 회계사 합격 후 바로 활동하는 게 아니라 회계법인에서 채용돼 일정기간 연수를 받아야 한다.

 

정부가 질 좋은 청년 일자리 확보라는 명목하에 회계사 합격자 수를 천 명 이상으로 잡았지만, 회계업계에서는 정작 이들을 받아 줄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회계업은 이미 포화 시장이라서 일자리를 무턱대고 만들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 민간 기업의 회계사 일자리도 마땅하지 않다.

 

해법 중 하나로는 신규 회계사 선발 수를 조정하는 것이 꼽히며, 정부는 2025년 선발인원을 전년 대비 50명 감소한 1200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 11월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회계학회, 회계정책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적정 선발인원이 836~1083명으로 제시했으며, 4대 회계법인들에서는 1000~1100명이 한계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연구에는 황병찬 회장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황병찬 회장은 “2025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이 1,200명으로 감축되었지만, 올해 이미 많은 회계법인이 필요인원보다 많이 고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최대가 되어도 800명 내외를 고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내년에 400명 이상의 미지정 회계사가 발생하며, 올해 인원까지 더해 600명의 미지정 회계사가 나오게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선발인원을 줄인 건 고무적이지만, 1200명 수준의 선발을 몇 년간 유지할 경우, 공인회계사 전체가 미지정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2026년 선발인원은 회계법인에서 2년간 연수를 받아야 하는 특수한 상황, 일반기업들도 회계법인에서 업무 경력이 있는 숙련된 회계사들을 고용한다는 점, 이미 회계사가 최저임금까지 임금이 내려갔다는 점, 2025년에도 현재보다 더 큰 미지정 인원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 등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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