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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전자투표제' 완전 정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 수정하고 부정투표 차단해야

 

(조세금융신문=곽호성 기자) 올해 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기업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때문에 주주들을 한 장소에 모아서 주총을 열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자투표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전에 상장사 주총 전자투표제가 도입됐지만 실제 투표 참여율이 1%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자투표 대상 주주 999만 명 가운데 실제 투표한 주주는 11만 3000명이었다. 전체 대상 주주의 1.13%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총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주총 장소를 빌려줬던 기관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주총 장소 제공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전자투표를 활용해 전자주총을 여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주주들이 전반적으로 전자투표에 익숙하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가지 않고 인터넷 전자투표시스템에 들어가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전자투표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주주들 중 인터넷 전자투표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많다. 장년층 이상 주주들 중에는 인터넷 활용이나 공인인증서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많다. 심지어 전자투표가 불법 대리투표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인성 IT컨설턴트(포렌식 전문가)는 전자투표에 대해 “위임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합법적 대리투표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대리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전자투표 시스템 사업은 한국예탁결제원 외에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플랫폼V’는 통신사(PASS)인증이나 공인인증서로 이용할 수 있고 삼성증권의 ‘온라인 주총장’은 공인인증서, 카카오페이, 휴대폰 본인 인증으로 이용할 수 있다.

 

김인성 IT컨설턴트는 “카카오페이와 휴대폰 본인인증은 돈 받고 인증번호 불러주는 매표가 가능하다”며 “공인인증서도 복사가 가능하므로 돈 받고 넘겨 줄 수도 있고 몰래 복사해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 투표는 위임 투표를 허용하므로 이를 악용해(실제 주주 대부분 주주 투표 등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세력이 쉽게 대규모 투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 한다”며 “주주에게 약간의 대가를 지불하고 대신 투표 인증번호를 얻어서 투표를 하는 방법으로 자기들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위임장 받으러 다녀야 했던 것보다 더욱 간편하고 빠르게 매표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공인인증서는 복사할 수 있으므로 투표에 관심 없는 주주들 중에서 위임하지 않은 사람들의 공인인증서를 구한다면 대리투표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성 IT컨설턴트는 “주주 투표는 위임이 가능하므로 매표, 대리투표 등에 대한 실익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별 주목을 하지 않지만 보안 관점에서는 충분히 부정 투표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 시스템을 정당 내 선거 시스템으로 쓰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 전자투표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이 각 주주들의 연락처를 파악해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하지만 아직 그것이 없는 실정이다.

 

기업이 전자주주명부를 적고 전자우편(e-mail) 주소를 기재하게 하는 전자주주명부 조항(상법 352조의 2)이 지난 2009년에 생겼다. 그렇지만 기업이 주주의 전자우편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만일 주소를 알아서 메일을 보내도 주주들 가운데 몇 명이나 메일을 읽을 지 알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상법 352조에 명시된 주주 명부 기재사항을 보면 주주 명부에 적는 주주의 신상정보는 성명과 자택 주소가 전부다. 주주 관련 정보가 자택 주소만 있기 때문에 매년 회사 직원들이 주총 안건 동의를 받기 위해 주주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실제 주주와 명부에 나와 있는 주주가 완전히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다. 결산 마지막 시기인 12월 말에 주주 명부가 확정된다. 주총은 주주 명부 확정 이후 3개월 정도가 흐른 다음 해 3월에 대개 열린다. 주주 명부가 확정된 때부터 주총 시점 사이에 주주가 주식을 팔면 주주가 바뀌게 된다. 

 

그렇지만 전자투표는 엄연히 장점이 크다. 주주가 직접 주총 현장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투표의 단점을 보완해서 더 널리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자투표가 악용되는 일을 막기 위해선 투표하는 주주나 대리인의 얼굴을 카메라로 찍어서 보관하는 시스템 개발을 검토해야 하고, 상장사가 전자투표 독려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자투표 시대에 맞지 않는 법규나 제도를 시급히 수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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