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강성후 KDA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 국내 1,2위를 달리고 있는 가상자사 운용 사업자인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가 지난달 13일 14일 사전 예고없는 기습 입출금 중단을 공지한 지 두 달이 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투자금 회수 방안을 찾아 이리저리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소관사항이 아니라고 손을 놓고 있다.
정말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손을 놓아야 하는 타당한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통칭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 금융감독원 3개 기관을 의미한다.
◇ 가상자산 운용업, 특금법 및 가상자산법 규율 대상 아니야
우선,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은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신고 및 수리, 신고수리한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도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정보분석원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가 완료된 사업자를 대상으로만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예치와 렌딩(대출) 사업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서 관리감독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도 홈페이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현황 정보공개에서 ‘가상자산 예치, 렌딩(대출) 등은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한 신고업무가 아니다’라고 공지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도 제2조 1항 하호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는 가상자산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매도매수 중계 및 알선, 대행하는 사업자’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가상자산 예치와 렌딩(대출)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업권법이라고 불리고 있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서도 가상자산 예치와 렌딩(대출) 즉 가상자산 운용업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조만간 정부의 공포과정을 거쳐 내년 8월부터 시행하게 될 1단계법 제2조 제2항에 의한 가상자산 사업자 범위 또한 특정금융정보법과 동일하다. 2단계 보완입법 대상을 규정한 8개항의 부대의견에도 가상산 예치와 렌딩(대출)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과 국회는 이미 가상자산 예치와 렌딩(대출) 등 운용업은 가상자산법에 의한 규율대상이 아니라는 정책방침을 정립했다고 대내외적으로 공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하게 되는 세계최초의 유럽연합 암호자산 통합법인 미카(MiCA) 제3조 제1항 9호에 의한 암호자산 서비스 항목에 암호자산 예치와 렌딩(대출) 등 암호자산 운용업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는 물론 27개국이 회원국인 유럽연합에서도 가상자산 예치와 렌딩(대출) 등 가상자산 운용업은 가상자산법에 의한 규율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 가상자산 운용업, 자본시장법에 의한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같은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운용업에 대한 규율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 대안이 2007년부터 시행 중인 자본시장법에 의해 가상자산 운영업을 규율관리하는 방안이다.
가상자산 예치, 렌딩(대출) 등은 자본시장법 제3조가 규정하고 있는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한다. 자본시장법에 의한 ‘금융투자 상품은 ▲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特定) 시점에 ▲ 금전, 그 밖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하 금전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취득하는 권리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가상자산이 금전등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금전등’이라는 것은 ▲ 금전 ▲ 그 밖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상자산은 이미 대법원 판결은 물론 특정금융정보법과 가상자산법에서, 세무당국과 검찰, 경찰도 추징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경제적,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 가상자산 운용업, 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율감독해야
따라서 다수의 법조인들은 가상자산 예치, 렌딩(대출) 등은 자본시장법에 의한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하며,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또한 자본시장법에 의한 자산 운용 사업자로 규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6일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투자 피해자를 대리하여 서울지검에 관련 임원 등을 고소한 LKB엔파트너스 법무법인도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의한 자산 운용 사업자로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무인가 사업자인 점도 고소 내용에 포함했다.
블록체인법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엽 LKB엔파트너스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의 해당 서비스(가상자산 예치와 렌딩 대출)는 그 대상을 가상자산으로 했을 뿐이며 사실상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디지털 자산 국정과제에 의해 증권성 가상자산, 토큰증권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율관리하겠다고 지난 2월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업계와 언론에서도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를 가상자산 운용 사업자로 호칭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가상자산 이전 및 보관관리 사업자로 신고수리를 받은 델리오 역시 홈페이지에서 금융당국의 신고수리를 받은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자‘가 아닌 가상자산 예치/렌치 전문 금융기업’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가상자산 거래소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알고 있다. 그 대안으로 델리오와 같이 금융당국에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자로 신고를 하고 사실상 가상자산 운용 사업자로 진입하고자 하는 사업자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따라서 가상자산 예치와 렌딩(대출), 스테이킹 등 자산 운용 사업자는 하루 빨리 지난 2007년부터 시행 중에 있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율 및 관리감독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를 미룰수록 언제 또 다시 제2, 제3의 하루인베스트 및 델리오 같은 사태로 투자자 피해가 늘어날지도 모른다.
특히 지난해 5월 전 세계적으로 50조원 이상의 투자자 피해를 유발한 테라 밑 루나 대폭락, 지난해 11월 세계 3위 거래소 FTX 파산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하락장 상황에서 제2, 제3의 하루인베스트와 댈리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가상자산 운용업을 자본시장법으로 규율하게 되면 하루인베스트와 같이 외국소재 기업도 관리감독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 당국에서는 하루 빨리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같은 가상자산 운용업을 자본시장법에 의해 규율 및 관리감독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