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13일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올해 2월과 4월, 5월에 이어 이번 금통위까지 기준금리가 4회 연속 동결됐다.
앞서 시장에서도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종사자 100명에게 이달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 질문하자 93명이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머지 7명은 0.25%p 인상을 예상했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통해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고 최근 수출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 물가보단 경기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2.7%를 기록했다. 4월(3.7%), 5월(3.3%)에 이어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분기별 기준으로도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7%였고 2분기 3.2%를 기록하며 둔화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경기 회복이 부진한 점 역시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올릴 명분을 떨어트렸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제교역 성적표인 경상수지가 5월 19억3000만달러 흑자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자동차를 빼고는 반도체, 화공품 등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0% 줄어든 89억달러를 기록했다. 감소폭이 줄고 수출액이 연중 최대를 기록하긴 했으나, 11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중국 수출액의 경우도 올해 5월 106억 달러, 6월 105억 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기긴 했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비은행권 중심으로 금융안정 리스크가 곳곳에 잠재해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오는 9월 코로나19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 이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연체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일각에선 한미금리차 확대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는데 부담 요소가 될 것이란 해석도 제기됐다. 한미간 금리차가 커질 경우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금이 몰려 외국인 투자자금 등 외화 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할 경우 우리나라와 금리차가 상단 기준 2.00%p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 5.00~5.25%인 상황이며, 7월과 9월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은이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겠단 입장을 이미 수차례 표명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도 동결을 결정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영향은 적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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