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기준금리가 2월과 4월에 이어 다시 동결될 것이라는 대체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줄어든 상태에서, 굳이 한은이 무리한 금리 인상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0.3%)은 민간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3월 경상수지도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의 배당에 기대 힘겹게 석 달 연속 적자를 모면했다.
하지만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26억2천만달러)까지 여전히 14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최신 경제지표와 기대보다 약하고 더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을 반영해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 안팎으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면서 동시에 금리는 올려 경기에 부담을 주는 '모순적'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은 입장에서는 금융 안정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부터 부실 문제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반등세도 미약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 위험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역대 최대 폭인 1.75%포인트(p)까지 벌어진 미국(5.00∼5.25%)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부담스럽지만, 아직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추가 인상 없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기준금리(정책금리) 동결설에 힘이 실리면서, 한은은 '역전 폭 확대'에 대한 부담도 다소 덜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 대담에서 "(긴축정책으로)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우리는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연준이 다음 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비율이 33%에서 13%로 줄었다.
한은이 이날 실제로 3연속 동결을 결정하면, 시장의 관심은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 시기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가 4월과 마찬가지로 연내 인하에 대해 "너무 성급하다"고 선을 그을지, 가능성을 다소 열어둘 지 이날 기자간담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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