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자 현 중앙대 교수인 신인석 교수가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2일 신 교수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 개최된 ‘최근 거시경제 상황 평가 및 통화정책의 쟁점’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3가지 이유를 들며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의견을 펼쳤다. 신 교수는 한국은행 금통위원 시절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힌다.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간 차이)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것을 금리 인상 근거로 삼기 어렵운데다, 명목중립금리가 제로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리 정책 여력을 높이려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하면,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증가, 자산가격 상승을 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신 교수는 “GDP갭이 올 4분기 0에 근접하다 내년 플러스로 전환되고 올해 물가상승률도 한은 목표(2.0%)를 상회할 것”이라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기조적 수준에 비해 완화적인 만큼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할 타당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돼 실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아진다고 해도 그 원인이 잠재성장률 하락에 의한 것이라면 금리 인상의 근거로 제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내년 GDP갭이 플러스로 변동하는 것은 잠재성장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라며 “GDP갭 변동의 주요 요인이 경기순환이 아니라 잠재성장률 하락에 있다면 이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선 오류 위험이 크다. GDP갭보단 물가 동향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 교수는 “명목중립금리의 제로하한 근접과 추세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제고해 봐야 하는데 잠재성장률 하락은 실질중립금리의 하락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실질중립금리는 이제 0% 내외이고 향후 이 수준에서 상승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세인플레이션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추정할 때 우리나라의 명목중립금리는 제로하한에 근접한다. 명목중립금리의 제로하한 근접은 금리정책의 여력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추세인플레이션 제고가 현재 통화정책 당국이 추구해야 할 핵심과제라는 것이 주요국 학계와 중앙은행의 상황인식인데 이 것이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최근 인플레이션 급등이라는 물가동향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미루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했을 때 경제성장률 하락이란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런 희생비용이 너무 크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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