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3.5%로 동결했다.
그간 시장에선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동결로 결정할지를 두고 의견이 비등했다. 5%대 고물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화을 고려하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실물 경제에 미칠 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 둔화’에 좀 더 무게를 둔 통화정책을 펼쳤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위기 의식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1년 5개월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해왔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용하되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던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은 금통위는 5%대 고물가 잡기를 위해 무작정 금리를 올리는 방법만을 고수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난달 5.2%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에너지발(發)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라 실행될 예정이라는 점, 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최소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다음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의 연방 기금 금리는 4.25~4.50%다. 상단 기준 금리 차이가 1.00%p까지 벌어져 있다. 우리나라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미국이 오는 3월 21~22일(현지시간) 개최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경우 금리 차는 1.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편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함께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올해 경제 성장률인 1.7%에서 다시 1.6%로 하향 조정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에서 3.5%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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