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28일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25%에서 3.00%로 0.25%p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0.25%p를 낮추며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한 이후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이로써 한국(3%)과 미국(4.5~4.75%) 간 금리 격차는 최대 1.75%p로 벌어졌다.
당초 시장에선 최근 1400원대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과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등을 감안해 이번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채권전문가 83%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나올 것으로 관측했는데, 이는 전월 대비 47%p 높아진 수치다. 덧붙여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한 템포 쉬고 내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한 번씩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서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영향으로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진 리스크가 있음에도 세수 펑크 우려로 인해 당장 정부의 재정투입이 쉽지 않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무역 전선 역시 원만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에 머무른 점도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오른 114.69였으나, 9월 승상률(1.6%)보다 상승 폭이 낮아졌다.
게다가 한은 통화정책 변수로 예상됐던 집값과 가계부채도 둔화 흐름을 보이며 어느정도 잡히는 분위기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셰일가스(Shale Gas) 확대 정책으로 저유가 흐름이 예상되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도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 한은이 기준 금리를 2.25%까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열린 ‘2025년 한국 거시 경제 전망’ 간담회에서 “지난달 금통위원 대부분이 향후 3개월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그 사이 부진한 3분기 GDP가 발표됐다”며 한은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2.50%보다 기준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발표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지난 8월 전망치인 2.4%보다 낮은 2.2%로 조정했으며, 내년 경제성장률은 1.9%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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