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시기를 당초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하고, 기본공제는 당초 250만 원에서 주식투자와 같은 500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자 가상자산 업계가 적극 반기고 나섰다.
‘가상자산 투자자보호 법제가 사실상 부재한 가운데 과세부터 하려느냐’는 시장 불만이 진작부터 비등했던 점, 기본공제금액이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세에 적용되는 5000만원에 턱없이 못미치는 점 등을 고려, 과세 시점을 늦추고 기본공제를 금융투자소득에 맞춘 게 법안의 뼈대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회장 강성후, KDA)와 한국조세정책학회(회장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17일 “정희용 국회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를 적극 환영하며 법안이 조속히 입법돼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과세 불안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희용 의원(국민의 힘)은 지난 15일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과세 시기를 2023년 1월 1일에서 2025년 1월 1일로 2년 유예하고 ▲기본 공제금액은 250만 원에서 주식과 같이 5000만 원까지 올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안 제37조 제5항 및 제84조 제3호 등)'을 발의했다. 같은 당 조명희, 배현진, 정우택, 윤영석 국회의원 등 10명의 국회의원들이 함게 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분리과세 대상인 기타소득으로 봐 250만원 초과분에 지방세 포함 22%의 세금을 2023년 1월 1일부터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다.
정희용 의원실은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방향’중 하나인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인 금융투자 소득세 과세를 2년 유예하는데 따른 후속 조치”라고 개정안 발의 계기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가상자산 과세는 주식과 동일하게 투자수익 5000만원까지 기본 공제를 상향하고, 선(先) 제도정비 후(後) 과세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강성후 KDA 회장은 “가상자산에 대한 입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걷겠다는 것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반발 요인”이라며 “‘선(先) 제도정비 후(後) 과세 원칙’이라는 대통령 공약과 함께 금융투자 소득 과세 계획과 연계, 과세 시기를 유예하고 기본 공제를 상향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는 “정부가 금융투자소득과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를 유예한 것은 최근 시장 상황과 가상자산을 주식 등과 같은 투자수단으로 보는 게 대체적”이라며 “가치 변동성이 큰 주식・가상자산 과세는 그 시기가 중요한 데 현재 시장 상황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과세시기를 늦춘 게 옳다는 주장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